[사설]윤락리스트, 철저히 규명돼

서귀포시 소재 모 룸살롱에서 일어난 여종업원들의 감금사실 및 공무원들에 대한 접객행위 수사가 흐지부지 되고 있다. 아직은 경찰의 수사를 지켜보아야 하지만, 업소 관계자 몇 명에 대한 사법처리로 끝날 공산이 크다. 이른바 용두사미로 끝날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유흥업소의 불법 접객행위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이 사건은 단순한 윤락이나 매매춘만의 문제는 아니다. 이른바 불법을 감시하고 고발할 공무원이 다수 포함된 사건이라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서귀포의 명예가 걸린 일이기도 한 것이다.미항이자 아름다운 관광도시인 서귀포시는 이번 일로 대외적 이미지가 크게 실추되었다. 아울러 시내 곳곳에 단란주점, 유흥업소 등이 날로 증가할 뿐 아니라 최근에는 여성상대 마빠(마스터빠), 호빠(호스트빠)까지 등장해 종업원들이 지나가는 부녀자들에게까지 호객행위를 해 경찰에 무더기로 단속되는 등 서귀포시는 이제 윤락행위의 중심지로 알려지고 있다.그동안 서귀포는 제주 월드컵경기장, 관광의 도시, 감귤의 고장 등 대외적으로 깨끗하고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서귀포시의 대외 이미지가 실추되면 피해는 막심하다. 무엇보다 이곳에 터를 잡고있는 주민들이 서귀포에 사는 것을 부끄러워 한다면 누가 책임을 질것인가? 지금 나라 전체적으로 정권말기적 증상을 보이고 있다. 이른바 ‘레임덕 현상’이라 불리는 만큼 사회적으로 기강해이 및 느슨한 통제로 인해 각 분야에서 사고 및 추문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지방정부는 다르다. 이제 겨우 민선3기 4년 행정이 시작된지 5개월도 지나지 않다. 서귀포시도 레임덕에 빠졌던 말인가? 서귀포시는 이번 사건을 거듭나는 계기로 삼아 철저히 규명해야 된다. 법을 집행하고 불법과 부정을 감시해야할 공무원이 불법을 저질렀으면 당연히 조사를 해서 그에 적합한 절차를 밟아야 한다. 봐주기식이나 시간을 끌어서 해결하려 한다면 서귀포시는 아무런 발전가능성이 없다. 지역주민이 부끄러워 하는 곳에 무슨 발전이 있겠는가?서귀포시는 이번 윤락리스트 파문에 적극 대처해야 한다. 그길만이 지역민들의 권한을 위임받는 자치정부가 할 일이다. 이번 일을 유야무야 넘긴다면, 서귀포시의 권위는 땅에 떨어지고 아무도 말을 들을려 하지 않을 것이다.무엇보다 서귀포시는 서귀포에 사는 사람을 부끄럽게 만들지 말아야 한다. 시민들의 분노와 허탈감이 더 깊어지기 전에 시는 윤락리스트 규명에 철저를 기하라. 제336호(2002년 10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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