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에게 마을을 묻다] 신도2리 정두숙 이장

▲ 정두숙 이장
8일 신도2리 마을회관. 인근 알뜨르비행장에서 경로잔치를 갓 마친 동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하나, 둘 승합차에서 내린다. ‘가시는 길, 잘 살펴가시라’고 마중까지 나선 한 운전 기사가 회관 쪽으로 듬성듬성 걸어왔다.

3년째 이 마을 이장을 맡고 있는 정두숙(51)씨. 마을 3분의 2정도가 노인인구인터라, 아직 한창 청년이다. “이농현상이 두드러지다보니까 마을을 어떻게 발전시켜볼까, 농촌으로 인구를 끌어들이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하던 끝에 이장을 맡게 됐죠.”

정 이장의 설명을 빌리면, 신도2리는 서귀포시와 제주시의 해안 경계에 인접한 농촌마을이다. 이곳엔 주민 99가구·220명이 살고 있다. 바다와 인접해 있지만, 마을 주민들은 대부분 농사를 짓고 있고 주요 작물은 마늘과 감자다.

농촌에 활기를 찾기 위한 이장의 노력으로, 마을은 점차 달라지고 있다. 얼마 전 이 마을은 ‘체납액 없는 마을’로 유명세를 탔다. 또 대정읍 내 일과1리와 함께 ‘관광어촌마을’ 조성사업 대상 마을로 선정돼 수익산업 토대를 다지고 있다.

정 이장은 “조그만 마을 자원도 보존하고 가꿔야 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마을 해변에 있는 ‘돗도고리’(돼지에게 먹이를 넣어주던 돌) 모양의 자연물이다. “마을에는 '큰 돗도고리, 셋 돗도고리, 말잿 돗도고리, 조근 돗도고리'라 불리는 이색적인 풍광을 볼수 있어요. 해안도로를 찾는 방문객들이 자연이 빚어낸 아름다운 모습을 놓치는 게 안타까울 따름이죠.” 손수 바다로 이끌며 연신 자랑이다.

마을 곳곳 때묻지 않은 자원들로, 앞으로 그가 꿈꾸는 일도 산적하다. “마을이 정주하고 싶은 곳으로 거듭나길 바랍니다. 차귀도와 수월봉을 잇는 ‘관광배낚시’를 모델로 이 마을을 가꾸고 싶습니다. 가까운 때에 하이킹족을 위한 쉼터도 만들고 해안가 정비도 나설 겁니다.”

오는 14일에는 자매결연을 맺은 단체와 교류행사도 갖는다. 신도2리는 5년째 서울시이업종교류협회와 든든한 후원 관계를 맺고 있다. “수익보다 더 중요한 것은 농촌에 대한 신뢰”라는 이장 생각이 견고한 까닭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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