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맛집]모슬포항 ‘항구식당’

가정의 달인 오월, 가족끼리 오붓한 시간을 보내려니 벌써 반이 지났다. 짧을 수도 있는 시간, 잽싸게 일거리 마치고 외곽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이왕 정갈한 맛과 함께 한다면 더할 나위 없다. 모슬포항엔 사십 년 넘게 한결같이 고향 맛을 선사하는 ‘항구식당’이 있다.

진작 소문난 맛집이다. 겉으론 소박한 식당같지만 붙는 수식어가 많다. ‘서귀포시내 유일한 60년대 음식점’, ‘도내 대물림 맛집 1호점’이라는 감투를 얹었다. 1982년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친히 왔다갔다해서 ‘대통령 방문 식당’이기도 하다.

 

▲ 항구식당에서 유명한 자리물회.
1964년 김춘자·고(故)조희선 부부가 처음 문을 연 항구식당은 어머니에서 아들로 2대를 거쳐오며 지금에 이르렀다. 처음 시작할 당시엔 33㎡(10평) 남짓 조그만 식당에서 선원들을 상대로 빈대떡과 우동 등을 팔았다고 한다.

 

현재 이곳의 주 메뉴는 자리물회와 회덮밥, 생선회 등이다. 푹푹 찌는 열기가 예고되는 요즘, 산뜻하고 시원한 이곳 음식들로 ‘워밍업’을 해도 좋을 듯 싶다.

특히, 자리물회는 여름철 별미다. 먹기 좋을 정도로 썰린 자리가 입안에 척척 감긴다. 달착지근한 육수의 맛이 가득 돌면서 고기 맛도 없애 준다. 싱싱한 자리와 육수를 공기밥에 얹혀 먹으면 그 맛도 잊을 수 없다. 밥도둑이 따로 없을 정도다.

조영민 대표는 “맛은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손맛 그대로죠”라며 쑥쓰러운 듯 말을 아낀다. 재차 인기 비결을 묻자 “엄선된 재료와 정성”이라더니 “육수제조비법은 영업비밀”이란다. 같은 장소에서 45년 넘게 시대를 넘나드는 맛을 꾸준하게 전한다는 것, 쉬운 일이 아님은 분명한 셈이다.

문의: 064-794-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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