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탐방 ③]트릭아트뮤지엄(Trick Art Museum)

1909년 왕과 가족, 궁궐에서 사용한 유물들을 중심으로 창경궁에 만들어졌던 제실박물관을 시작으로 한 박물관 역사가 올해로 100주년을 맞았다. 박물관 100주년을 기념해 서귀포시에 자리잡고 있는 박물관을 찾아 전시물들을 소개하고 박물관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리한다.      <편집자 주> 


▲ 지난달 표선읍 성읍리 2381번지에 트릭아트뮤지엄이 문을 열었다.
뇌와 시각의 착각이 시작된다.
내부와 외부가 따로 없고, 진부하고 재미없는 평면이 생명력을 얻어 살아 움직인다.

평면에 생명력을 불어넣은 것은 그림자, 소실점, 원근법 등 회화기법이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자리를 이동해서 보면 그림 속 숏다리 여인은 매혹적인 롱다리의 늘씬한 몸매를 자랑한다. 유명한 화가 고흐의 작품 해바라기는 꽃잎을 흩날린다. 두 손을 모으면 꽃잎을 받아낼 수 있을 것만 같다.

신기한 그림세상이 펼쳐지는 곳, 표선면 성읍리 2381번지에 자리를 튼 트릭아트뮤지엄(Trick Art Museum대표 박종성). 지난달 박물관천국, 제주에 당당히 명함을 추가한 곳이다.

▲ 트릭아트뮤지엄은 평면의 작품을 3차원으로 표현하는 트릭아트를 테마로 한 박물관으로, 세계적 유명화가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국내 최초 트릭아트 체험관이라는 선점효과와 딱딱하고 정형화된 기존 박물관의 이미지를 벗어던진 100% 체험형 박물관이라는 장점은 결코 기존 박물관과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을 자신감을 실어주었다.

▲ 그림 속 사람의 크기가 점점 커지는 것 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똑같다. 시각과 뇌의 착각이다.
"10년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에 유명 작품들을 보러 간 적이 있어요. 그냥 눈으로 스윽 스쳐보는 게 전부였어요. 돈과 시간을 들인데 비해 허무 하더라고요. 사람들이 쉽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예술작품을 감상하고 문화예술과 가까워졌으면 좋겠어요."

문화예술도 대중화 됐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상위계층의 전유물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편견을 없애는 것, 그것이 트릭아트뮤지엄을 운영하는 박종성차기자 부부의 작은 바람이다.

실용과 편안한 문화체험을 지향하는 트릭아트뮤지엄은 5만㎡ 부지에 전시장, 시설동, 기념품동으로 조성됐다.

패러디존, 어드벤처존, 마린존 등 7개 다양한 테마관으로 꾸며진 전시관에는 클림트, 고흐, 드가, 브뤼셀 등 이름만으로도 가슴 설레는 서양 미술의 거장 50인의 원작을 패러디 한 작품과 오리지날 회화작품으로 동물을 입체화한 작품 등 모두 150여점의 트릭아트 작품이 기다리고 있다.

▲ 트릭아트뮤지엄은 패러디존, 동물존, 매직조형 등 7개의 테마관으로 꾸며진다.
특히 머무는 시간이 오랠수록 인간의 균형감각을 잃고 경사진 공간이라는 자각을 잊게 되는 착각에 빠지는 경사의 방에서는 실제 착시현상이 일어나는 도깨비도로와 제주의 사계절도 만날 수 있다. 단순한 작품 감상을 원한다면 트릭아트뮤지엄 방문은 절대 금물이다.

보고 만지고, 감독 혹은 배우가 되어 각도와 위치를 바꾸며 연출을 하고, 마지막으로 순간포착을 영원한 추억으로 남기는 사진까지 찍어야 한다. 트릭아트 체험을 위해 부지런함은 준비물(?)이다.

입체작품을 보는 동안 뇌가 활발히 활동하기 때문에 유익한 체험이 분명할 것이라고 강조하는 박종성 대표는 착각과 현실과의 순간 헷갈림, 그 헷갈림을 즐기는 것이 트릭아트 박물관 관람의 최대 묘미라고 소개하면서 앞으로 연간 성인 관람료 0.1%와 매칭그랜트 금액을 제남아동복지센터 등에 기부하는 등 제주지역에도 도움을 주는 박물관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 운영시간:오전 9시~오후 7시(연중무휴), 787-87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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