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오성중의 문화엿보기<6>

할로윈 데이(Halloween Day)지금쯤, 미국에서 가장 호황인 곳이 아마도 각종 파티나 무도회 복장을 구입할 수 있는 ‘Costume Store’일 것이다. 비록 형식과 유래는 달라도 미국에서 볼 수 있었던 명절이나 축제는 한국에서도 유사한 걸 찾을 수 있지만 이 할로윈(Halloween)만큼 독특하고 재미있는 날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원래 할로윈은 기원전 5세기경 아일랜드 지역의 켈트(Celt)사람들이 만든 축제로 그 당시 사람들은 사람이 죽고 나면 영혼이 바로 내세로 가지 않고 일년간 살아 있는 동물이나 사람들 몸 속에 머무른다고 믿었는데, 바로 10월 31일 밤에 그 대상을 찾아 마을로 내려온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래서 영혼들이 오는 걸 막기 위해 그들은 집안의 불을 꺼서 춥게 만들었고 귀신이나 마녀들의 복장을 해서 시끄럽게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할로윈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지금의 할로윈은 가장 재미있는 축제들 중 하나다. 필자가 지냈던 플로리다 마이애미에서는 이 날이 되면 항상 코코넛 그러브 (Coconut Grove)라는 거리에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밤새도록 자신들이 입고 온 복장과 분장을 서로 뽐내며 거리를 활보했다. 배트맨 복장, 죄수 복장, 영화 스타워즈의 주인공 복장들은 양반 축에 속하고, 가슴에 칼을 꽂은 복장, 미이라 또는 프랑켄슈타인 복장 등 자신들의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꾸며서 나타났다. 또한 이날 저녁 아이들은 마녀와 귀신 복장을 하고 동네 집집마다 방문했다. 이웃집의 문을 두드리고는 “Trick or Treat”라고 말하면서 호박모양의 바구니를 보여주면 그 집주인은 준비한 사탕, 초컬릿, 과자등을 줬다.- ‘Trick of Treat’은 한국 동화에서 찾아 볼 수 있는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라는 의미로 자신들의 집에 찾아온 영혼을 음식으로 달래 내보낸다는 의미로 시작된 것이다.이러한 할로윈이 필자에게 가장 재미있게 봤던 축제로 기억이 남는 것은 한국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가장 서양적인 축제였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서양에서 찾아볼 수 없는 가장 한국적인 축제나 명절은 무얼까? 우리가 그걸 다시 찾아내 복원할 수 있다면 외국인에게 가장 재미있는 한국의 축제나 명절로 자리잡을지도 모를 일이다. 제235호(2000년 10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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