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경탐방] - 상효동 원앙폭포

#제주의 대표적 계곡 돈내코

지루한 장마다. 먹구름이 없는 깨끗한 하늘을 본지가 언제인지도 잘 기억나지도 않는다. 그리고 이 장마가 끝나면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다. 시원한 계곡이 생각나는 계절이다.
제주도하면 '계곡'보다는 '바다'가 먼저 떠오른다. 그러나 제주에도 사철 맑은 물이 흐르고 숲이 우거진 골짜기가 숨어 있다.

천지연 폭포 상류의 솜반천, 서귀포시민의 상수원 강정천, 그리고 상효동의 돈내코 등이 대표적인 곳이다. 이 가운데서 돈내코는 현지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 곳이다.

#돈내코의 비경 원앙폭포

울창한 수풀로 덮힌 돈내코는 어느 곳 하나 빠지지 않는 아름다운 곳이다. 그중에서도 제1의 비경이 바로 원앙폭포다.

원앙폭포로 향하는 들머리부터 나무들이 빽빽하게 자라 어둑어둑한 숲 터널을 이룬다. 잘 정비된 목재 데크를 따라 구실잣밤나무·후박나무가 우겨진 흡사 원시림 같은 숲길을 600m 걸어 들어가면 원앙폭포를 만나기전에 왼쪽 골짜기 밑에서 들려오는 시원한 물소리가 기분을 들뜨게 한다.

골짜기로 내려서면 커다란 바위 양쪽으로 떨어지는 높이 4~5m 가량의 두 줄기 폭포를 받쳐든 검푸른 소가 냉기를 뿜어낸다. 연인이 질투를 느낄 정도로 쏟아져 내리는 한쌍의 폭포가 바로 원앙폭포다. 소의 깊이는 어른 키 한길을 훨씬 넘어, 시퍼런 빛을 내뿜는다.

주민들이 오래 전부터 친숙하게 즐겨온 계곡이기 때문일까. 폭포 수량이 풍부한 편은 아니지만, 물맞이를 하면서 무더위를 잊기에는 딱히 이만한게 없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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