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맛집>신도리 ‘황금륭 골든힐 허브팜’

▲ 황금륭 골든힐 허브팜의 허브버거.
갓 나온 음식 앞에 모여 앉은 젊은 친구들이 ‘디카’(디지털카메라)를 꺼내들기 여념 없다. 이젠 익숙한 풍경임을 깨닫는 순간, 맛집은 ‘눈으로’ 먹는 시대를 타고 새롭게 규정된다. 물론, 그 이면에 맛은 필수요, ‘이색’은 금상첨화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 외딴 신도리 땅에 ‘황금륭버거’집이 북적거릴 하등 이유 없다. 1인블로그나 입소문을 타고, 관광지 코스에 맛있는 바람을 불어 넣는 중이다. 커도 엄청 ‘큰’ 버거의 등장! 혼자가 아닌 여럿이 함께 나눠 먹는 재미가 버거에도 도입됐다.

“다른 나라에서는 흔한 빅(Big)버거지만, 허브를 이용한 맛은 제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죠.” 진작에 허브 농장을 일구던 주인 배상운(39)씨는 2002년 겨울, 부인 김윤정(31)씨와 손 맞잡고 햄버거 장사에 나섰다. 하루에 한 두 개 팔아 “감감할 때”는 서울 강남 주요 맛집을 돌아다니며 ‘입맛 잡는 법’ 연구에 몰두했다. 보릿고개도 어렵사리 버텨냈다.

그렇게 탄생된 ‘황금륭 허브버거’는 이 집의 유일한 메뉴다. ‘황금륭’은 황금빛이 감도는 버거의 모양이 언덕같다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버거의 몸집만 부풀렸다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온갖 정성도 층층히 쌓였다. 한 번 만들려면 20분이 족히 걸리니, ‘패스트푸드’의 개념도 새로 쓸 판이다.

▲ 허브팜의 모습.
허브향의 강한 부분을 줄이고 다양한 재료를 넣으면서 은은한 맛을 줬다. 특히, 고기에 곁들인 소스는 기존 버거와는 색다른, ‘쩍쩍붙는’ 맛을 선사한다. 로즈마리, 월계수, 레몬그라스, 윈터탈라곤 등 십여 가지의 허브들이 첨가돼 입 안에 여운이 가득 돈다. 허브의 강장효과나 피로회복의 효능까지 곁들여져 영양의 아쉬움도 달랜다.

마냥 달고, 자극적인 버거에 익숙치 않은 어르신 입맛에도 알맞다. 늘 재고 상태를 ‘제로’로 만들어 놓는데다, 식재료 전부가 ‘제주산’이기 때문에 항상 신선하다. 거기에 하나 더, 이 집은 허브농장 옆에 위치해 입장할 때부터 코 끝을 간질거리는 허브향으로 가득하다. 볼거리도 쏠쏠한 셈이다.

점심시간을 피해도 항상 줄이 길기 때문에 느긋한 마음으로 방문하길 권한다. 초콜릿박물관 옆 무릉2리로 뻗은 도로변에 위치해 있다. 가격은 1만원에서 2만원대. 문의: (064)773-00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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