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맛집> 범일분식

남원지역에서 어머니 손맛의 명가(名家)라면 열이면 열 모두 할망 순대를 꼽는다.

올레 5코스가 시작되는 남원포구에 인근에 있어서 올레체험객들의 아침식사  코스라는 범일분식의 '할망순대'.

순대와 국밥이 메뉴의 전부지만  서귀포지역 사람들도 자동차로 20~30분 거리를 무릅쓰고 찾아올 정도다. 

▲ 남원 일주도로변에 위치한 범일분식. 허름한 외관을 보면 이곳 '할망순대'의 진한 맛을 짐작할 수 있을까.
주인장의 고향인 부산 범일동의 지역명을 따다 이름지은 범일분식,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순대 크기에 놀라고, 순대 맛에 놀란다.

큼직하고 맛있다는 소문을 익히 들었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크기다. 동그란 순대 한 점이 어린아이 주먹보다도 크고 찹쌀과 부추, 깻잎 등 싱싱한 야채들이 속을 꽉 채운 순대는 깊을 맛을 내면서도 담백하다.

▲ 범일분식 순대를 먹어 본 사람들은 주먹만한 크기에 놀라고 그 맛에 놀란다.
큼지막한 순대와 부추, 들깨가루를 넉넉히 넣어 한소끔 끓인 순대국은 그야말로 진국이다.
"순대가 좋으니까 순대국도 맛이 있지.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일일이 순대 안에 들어갈 재료를 다듬고 순대에 담고 얼마나 손이 가는지 몰라요. 영업을 시작하는 9시까지 꼬박 5시간을 해야 하루 장사할 만큼 물량이 나오나 마나 해요."

17년간 혼자 범일분식을 꾸려온 허시자 할머니(71).

이웃들은 우스갯소리로 독일에 칸트가 있다면 남원에는 매일 새벽 4시를 알리는 허시자 할머니가 있다고 말한다. 20년 전 남편을 먼저 보내고 생계를 고민할 때 그는 제주사람들이 잔치 때마다 만들어 먹는 순대에 착안해 지금의 할망순대를 만들어냈다.

"그래도 순대장사로 변호사 아들을 키워냈어요."

아들을 생각하는 그윽한 허 할머니의 눈빛은 자랑스럽게 자란 아들로 순대장사를 하는 17년간의 고됨과 피곤함이 스르르 벗어진다는 말을 대신했다.

▲ 허시자 할머니가 즉석에서 큼지막한 순대를 만들어 끓인 순대국밥. 양이 너무 풍성해 그릇이 작아보일 정도다.
한편 허시자 할머니는 새벽에 만든 순대가 떨어지면 바로 가게 문을 닫기 때문에 오후 3시 전에는 가야 큼지막한 '할망순대' 맛을 볼 수 있다. 

순대국밥 5000원, 순대 한 접시 1만원. 문의)764-50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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