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에게 마을을 묻다]강봉재 신평리장

▲ 강봉재 신평리장
강봉재(49) 신평리장은 아쉬운 소리부터 내뱉는다. 예전에는 제주에서 유명한 '옹기' 동네라 하면 신평리가 쉽게 떠올랐지만, 옆 마을인 구억리에 그 명성을 내줬단다.

강 이장에 따르면, 다른 지역과는 달리 "옹기로 굽기에 제 격인" 질흙이 신평리의 큰 보물이다. 예부터 옹기를 구워와, 그 터가 아직도 마을 안에 여섯 군데 정도 남아 있다.

"주민들이 합심해서 참여를 이끌어 냈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라며 말끝을 흐린 강 이장은 "그래도 신평리 어르신들이 구억리에서 옹기굽는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중산간에 위치한 신평리는 마을 이름에서도 묻어 나오듯 땅이 평평해 벼농사도 행하는 동네이기도 하다. 대부분 주민들은 밭농사를 하고, 주로 마늘과 귤을 재배한다.

1862년, 보성리 서부에 새로이 약 20가구가 이주해 취락을 형성한 것이 이곳 설촌 역사의 뿌리다. 원래 '웃날외'나 '웃날래'라 불리웠지만, 훗날 지세가 평평하다는 한자표기로 '신평리'(新坪里)라 명명했다.

이 마을에는 올해 초 기준 209세대가 살고 있다. 여느 농촌마을처럼 연세가 지긋한 노인 인구가 늘고 있고, 초등학생들은 겨우 15명내외에 불과하다.

올해 5월에는 "의미 있는" 신평리 노인회관 준공식도 진행됐다. 노인회관은 마을 분들이 십시일반 내놓은 자금을 통해 지어졌다. 지난해 10월 강 이장이 이장직을 맡은 이래 쾌거였다.

강 이장은 "앞으로 갈 길이 멀다"며 마을의 오랜 숙원을 풀어놨다. "1960년대 초에 현재 마을 공동 목장이 도 소유가 되면서 다시 마을재산으로 이전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마을 재산이 생기게 되면 산림욕장을 만들어 신평 곶자왈을 더욱 뜻깊게 가꿔나갈 계획"이라며 "이후에는 장학재단도 꾸려 마을 내 촉망있는 아이들을 양성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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