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경] 서호동 고근산

▲은빛 억새로 출렁이는 고근산 정상 분화구.
도심 인근에 우뚝 솟아오른 오름 ... '외로운 산'이 주민들의 쉼터로

선선한 바람에 높고 푸른 하늘까지 가을이 점점 무르익고 있다. 가을을 대표하는 식물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라는 고민 아닌 고민도 하게 된다. 결국 생각한 낸 것이 바로 '억새'.

은빛 억새가 군락을 이뤄 바람에 출렁이는 것은 언제보아도 장관이다.

찾아보면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은빛 억새가 지천으로 깔려 있지만 막상 딱하니 머릿속에 떠오르는 곳은 없다.

서귀포 신시가지 북쪽에 위치한 고근산(孤近山)은 근천에 산이 없어 외로운 산(山)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제주도내 360여개의 기생화산 중 그래도 산이라고 불리워지고 있으며, 정상에 원형분화구를 갖고 있기도 한 오름이다.

▲고근산 정상에서 바라본 한라산.
이제는 잘 다듬어진 산책로를 따라 수많은 시민들이 찾아오면서 산 이름이 무색해졌기는 하지만.

고근산의 최고의 매력은 바로 탁 트인 시야. 정상에 올라서면 시원한 바다에서 신시가지, 월드컵경기장, 범섬과 문섬, 숲섬까지 내다보인다. 뒤편으로는 한라산이 한 손에 잡힐 것처럼 가까이에 우뚝 서 있다.

어느 쪽을 보더라고 수려한 풍광이 넓게 자리잡고 있고, 특히 밤바다와 함께 어우러진 서귀포칠십리 야경은 한번 보면 절대로 잊을 수 없는 풍광이다.

오름중턱에는 삼나무와 편백나무, 해송, 밤나무 등이 조림돼 있고, 정상부근에는 사스레피나무와 예덕나무, 산철쭉 등이 군락을 이루고 있어 탐방객들의 발길을 잠시 머물게 한다.

특히 가을철에는 분화구 내부에 은빛억새들이 군락을 이루며 바람에 출렁이며 장관을 연출한다.

정상 산책로를 따라서 양쪽으로 길게 늘어져 있는 억새는 해 질 무렵 붉은 노을을 배경으로 더욱 빛이 난다.

깊어가는 가을 정취를 만끽하려면 바로 가벼운 복장으로 갈아 입고 가족들과 함께 고근산에 올라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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