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성중의 문화엿보기<8>

경찰관이 있는 도로 건설현장지금 제주도는 월드컵을 비롯한 세계적인 행사뿐만 아니라 국제적 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 많은 도로 건설을 하고 있다. 이런 외부적 요인을 접어두고라도 인구 비례당 차 보유 대수가 전국 상위에 들어가는 내부적 요인으로라도 앞으로 도로 건설은 계속돼야 한다는 의견에 반대할 분은 없을 것이라 본다. 하지만 필자가 차를 타고 공사 현장을 지나다닐 때마다 미국의 도로 건설 현장에 비해 안전에 대한 고려가 미약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도로 건설 현장과 미국의 현장을 비교해 볼 때 크게 두 가지 차이점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첫번째, 가장 큰 차이로 볼 수 있는데, 미국에서는 도로 건설 현장에 경찰차가 항시 대기하고 있다. 도로 건설이 시작되는 지점에서 경찰차가 지붕위의 사이렌을 켜고 있기 때문에 24시간 ‘공사중’이라고 그냥 서 있는 표지판 보다는 운전자에게 주는 경고성이 더 강해 운전자들은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이게 된다. 이는 운전자들뿐만 아니라 건설 현장에 있는 인부들의 안전 사고예방과 사고 시에 빠른 대처를 할 수 있어 인재를 예방하는 효과가 크다.그러나 우리의 경우를 보면 공사가 시작 돼서 끝날 때까지 경고 표지판들만 있어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운전자들이 무감각하게 되어 사고의 위험이 있다. 게다가 인부들이 종종 교통정리까지 하니, 법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공사 인력들이 교통정리 할 권리와 기본적 자격이 있는지, 그 지시를 따르다 사고라도 나면 어떻게 되는지 좀 불안하다. 두번째, 도로 건설은 대부분 밤에 시작하여 아침에 끝난다. 공사로 인한 교통 체증을 최소화하려는 방법으로 시간을 조정한 것이다. 이 경우는 미국의 대부분의 큰 도로 주변에는 가정집이 없어서 소음에 대한 불편이 없고, 초등 학생들이 밤에 불을 환히 켜넣고 잔디 구장에서 야구할 정도의 자원이 풍부한 나라라서 미국에서는 당연해 보였다. 결국, 우리들을 위해서 건설하는 도로이므로 좀더 인간 중심으로 생각하고, 인간 중심으로 실행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도로 건설의 요소라고 생각이 든다. 제237호(2000년 11월 10일)
저작권자 © 서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