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속 여름나기

자투리 시간 활용해 도심속 자연을 오른다입추도 벌써 지나 계절은 여름의 막바지로 접어들었다. 휴가를 마친 사람들은 구리빛으로 그을린 피부색을 자랑하며 하나 둘씩 일상으로 돌아오고 있다. 일상에 묻혀 생활하는 동안 새천년의 첫여름은 8월의 절반정도만을 남겨 놓고 훌쩍 떠나고 있는 것이다.갑갑한 도심을 탈피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이여, 멀리 나가려 고민할 것 없다.실내헬스장에서 땀을 빼는 것 보다 신선하고 자연스럽게 땀을 흘릴 수 있고 훌륭한 경치까지 벗삼아 심신의 스트레스까지 날려 보낼 수 있는 자연산책코스가 우리주변 가까이에서 언제나 우리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서귀포시를 대표하는 자연시민공원 ‘삼매봉’은 새벽운동 코스로 적당하다. 도심 근처에 위치해 있어 조깅삼아 뛰어 오를 수도 있다. 무더운 여름이라고 건강관리를 게을리할 수는 없지 않은가.삼매봉을 오르다 보면 구석구석에서 발견되는 체력단력 기구에 몸을 의지, 허약해진 자신의 체력을 측정해 보는 것도 좋을듯.점심시간이나 짜투리 시간을 제대로 관리하고 싶다면 외돌개 주차장쪽으로 난 3백m 길이의 삼매봉산책로를 권하고 싶다. 빠른 걸음이라면 10분 이내에 정상에 도착할 수 있지만 결코 만만히 봐서는 안될 코스다. 중간 정도만 가도 호흡이 가빠와 헉헉거리는 사람이 속출하기 때문이다.흐르는 땀방울을 시원한 바람에 날려 보내는 기분, 굳이 멀리 가지 않아도 손쉽게 느껴볼 수 있는 여름낭만을 이곳에서 찾을 수 있다.신시가지를 둘러싼 듯 위엄이 서린 자태를 보이고 있는 고근산 역시 언제 어느때 찾더라도 실망시키지 않는 매력을 갖고 있다.북쪽으로는 병풍처럼 둘러친 한라산이 자리잡고 있고 남쪽으로는 푸른 수평선과 하얀 구름, 바다에 떠 있는 무인도등.그래서 특히 해 떨어지기 전 이 곳을 오르면 석양에 물든 시가지와 범섬, 문섬, 섶섬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어 그 어떤 명승지와 비교해도 뒤떨어 지지 않음을 느낄 수 있다.3백50m의 산책로는 삼매봉의 직선코스와 달리 구불구불한 형태를 띠고 있어 단조로움이 덜하다. 그러나 공통적으로 두 오름의 정상과 산책로 코스에는 각종의 식물이 분포해 있어 자연학습장 같은 느낌을 준다.건강도 챙기고 상쾌한 공기도 호흡하며 식물의 이름을 하나하나 알아가는 재미를 이번 기회에 누려보자. 그러다 보면 일상의 스트레스는 자연 사라질 것이다.▶고근산설문대할망이 즐겨 놀던 곳제주도에서 펴낸 ‘제주의 오름’에 따르면 서귀포시 서호동 1286-1번지 일대에 위치한 고근산은 표고 396.2m, 둘레 4,324m의 오름으로서 산정상부에는 얕은 원형의 분화구가 있다. 남동사면 중턱의 ‘머흔저리’라는 곳에는 예전에 국상을 당했을때 곡배하던 곡배단이 있고 남서사면 숲비탈에는 꿩사냥 하던 개가 떨어져 죽었다고 전해지는 ‘강생이궤’라는 수직동굴도 있다.주요식생은 오름 중턱에 삼나무, 편백나무, 해송, 상수리나무, 밤나무등이 조림돼 있고 정상부근에는 자연석과 어우러져 사스레피나무, 예덕나무, 산쩔쭉이 군락을 이루고 있으나 예전에는 드문드문 해송이 있는 풀밭오름이었다고 한다.한편 이 오름의 굼부리는 전설상의 거신(巨神) 설문대할망이 심심할 때면 한라산 정상부를 베개 삼고 고근산 굼부리에는 엉덩이를 얹어 앞바다 범섬에 다리를 걸치고 누워서 물장구를 쳤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삼매봉시민들 즐겨찾는 공원 역할 ‘톡톡’서귀포시를 대표하는 자연시민공원인 삼매봉은 행정구역상 서홍동 809-1번지 일대에 위치해 있으며 표고 153.6m, 둘레 2,382m의 규모이다.이 오름 주변에는 시민체육시설과 함께 도서관, 미술관등의 문화시설이 들어서 있으며 서귀포시~중문을 연결하는 일주도로에 의해 삼매봉 산허리가 잘려 나갔다.오름정상과 중턱에는 남성정이라는 팔각정과 TV중계소가 있으며 주변 지역에는 각종 체력단력시설이 설치되고 있고 남성리에서 꼭대기까지는 순환도로가 개설되어 있어 지역주민들이 손쉽게 이곳을 찾고 있다. 과거에는 봉수대가 설치됐던 곳이기도 하다. 이 오름의 정상에 위치한 남성대는 수평선 저 멀리 남극 노인성을 바라보는 뜻의 이름으로 남극성 또는 노인성은 남극을 비추는 맑은 별로서 사람의 운명을 맡아 보는 별이라 하여 이 별을 보면 장수한다고 전해진다.제225호(2000년 8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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