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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의 눈으로 본 해군기지도내 외국인 20명, 강정마을 주민들을 만나다
김경덕 기자 | 승인 2010.06.27 17:11

   
▲ 제주지역 외국인 20명이 26일 저녁 서귀포시 강정마을을 방문, 주민들과 해군기지 간담회를 진행했다.

“토지강제수용이 어떻게 한국에서는 합법적으로 가능한거죠?”

“제주는 특별자치도인데, 제주도와 도민들은 왜 독립적인 권한을 갖고 있지 않는거죠?”

“해군기지 이슈는 제주도민 전체 의견을 물어야 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요?”

강정마을 주민들이 ‘진땀’을 흘렸다. 지난 26일 저녁, 해군기지 건설 예정 부지인 강정마을 의례회관에 도내 외국인 20명이 모여, 주민들에게 거침없는 질문들을 내뱉었다. ‘우리 식’으로 판단하는 데 익숙한 해군기지 문제가 그 ‘단조로움’을 깬 순간이다.

제주지역에 살고 있는 외국인들이 서귀포시 강정마을을 방문했다. 해군기지로 위기에 놓인 강정마을 주민들을 만나, 그들이 겪는 고통과 슬픔, 과제를 함께 공유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휴일을 강정에 내주며 자발적인 참여로 행사를 꾸렸다.

   
▲ 이날 행사는 외국인들이 휴일을 강정마을에 내주며 자발적인 참여로 꾸렸다.

최성희 평화운동가가 사회와 번역을 맡아 간담회가 시작됐다. 이번 간담회는 지난 3년간 해군기지 건설 갈등과 강정마을의 자연물을 담은 두 편의 영상물 상영으로 시작됐다. 영상물은 마을 총회의 결정, 도보 순례, 시위와 집회, 기공식 연행 등 여러 사건들을 집약했다. 또 다른 영상물은 구럼비, 냇길이소, 강정천, 모살덕, 할망물 등 생태 하천 곳곳을 소개했다.

참석자들은 영상물을 보는 내내 진지한 표정으로 응시했다. “저희들은 너무 절박하고, 또 절실한 심정으로 제주를 곳곳 누비면서 이 사실들을 알렸습니다. 저희 마을을 비롯한 제주를 평화의 섬으로 지키기 위해 싸웠습니다.” 강동균 회장이 나지막한 음성으로 설명했다.

▷ “국가 사업 법적 강제성, 무섭게 들린다”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는 자리가 이어졌다. 이날 참석한 외국인들은 그동안 품었던 질문을 쏟아냈다.

한 참석자가 “해군기지 후보지이던 화순과 위미에서도 반대를 했는데, 왜 유독 강정에서만 (해군이) 물러나지 않느냐”고 묻자, 강 회장은 “어느 마을도 반대가 심할 것이라는 판단 아래 도지사와 전 마을회장은 대다수 주민들이 모르는 상태에서 물밑작업을 했다”면서 “결국 그 마을회장은 해임됐다”고 설명했다.

   

   

▲ 거침없이 질문을 내뱉는 참석자들.

다른 참석자는 “제주도는 특별자치도인데, 왜 국방부 명령을 받느냐. 제주도와 도민들은 독립적인 자율 결정권이 없느냐”고 물었다. 이에 “해군기지를 유치하는 건 도가 갖는 권한이 크지만, 도지사는 그의 정치 생명 때문에 해군기지 문제에 대한 도민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해군기지 추진 절차에 관한 질문이 계속됐다. 참석자는 “해군기지 이슈는 마을만이 아니라, 도 전체 의견을 물어야 할 사항이 아니냐”고 질문했다. 강 회장은 “주민들은 여론조사 방식이 아니라 주민 투표 방식으로 의견을 물어야 한다고 줄기차게 요구했지만 이를 무시했다”면서 “무엇보다 이해당사자인 마을 주민들의 의사가 우선돼야 하고 이후 도 전체 의견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답변에 나선 윤용필 토지주대책위 위원장과 강동균 마을회장.

   
▲이날 참석한 마을 주민들.

해군기지를 반대하면, “토지를 내주지 않으면 되지 않느냐”는 질문과 함께, 토지 수용 문제에 상당한 관심을 내비쳤다. 해군이 강제 수용 절차를 밟고 있다는 답변에, 한 참석자는 “토지강제수용이 한국에서 어떻게 합법적으로 가능하느냐”면서 “법적으로 가능하다는 말이 무섭게 들린다, 국가가 나오라면 농민들은 생계를 버리고 나와야 하느냐”고 흥분했다.

강동균 회장은 이들에게 “당신네들 나라에 한 마을이 잘못된 공권력에 대항해 해군기지로부터 투쟁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파해달라”고 호소했다.

   
▲자쉬 피셔는 이날 주민들에게 '당신들의 기지를 세우시오'라는 자작 시를 읊었다.

▷ “세계 시민, 하나로 연결됐다는 믿음”

자쉬 피셔는 이날 ‘당신들의 기지를 세우시오’라는 시로 주민들에게 화답했다. “지금 정직한 모래위에 어린이들의 발가락 사이 부주의하게 흘려 갈기면서 콘크리트의 위선을 건설하시오. 제주의 창대한 하늘에서 씨익 웃으시오…나는 우리가 너무 멀리 갈 것을 안다오. 태평양 장미 위에 또다른 가시가 무슨 가치란 말인가” 낮게 깔린 음성에 숙연한 분위기가 계속됐다.

니콜 어윈은 정운찬 국무총리에게 보낼 편지도 소개했다. “세계의 시민으로서 저는 또다른 군사 기지 시설이 필요한 곳이 아무데도 없다는 것을 당신이 듣기를 간청합니다. 제주는 스스로 평화의 섬으로 되길 원하며 기지에 관한 모든 것은 그 믿음에 반대됩니다. 강정주민들과 저의 말을 듣고 제주와 세계 그 밖의 해군기지 건설에 아니오라고 말해주세요.” 이 편지는 이날 자리한 이들의 서명과 함께 국무총리실로 보낼 예정이다.

   
▲ 간담회 직후, 강정 주민들에게 전할 메시지를 남기고 있는 참석자들.

   
▲정운찬 국무총리에게 보낼 편지가 담긴 태극기 위에 한 참석자가 이를 지지하는 서명을 남기고 있다.

이날 간담회가 끝난 뒤에 만난 크리스티 톰슨(28)은 “이날 자리에서 해군기지 문제를 접하고는 상당한 충격을 얻게 됐다”면서 “개발하는 과정에 농민들의 땅을 빼앗는 사정이 제가 살던 미국 시골을 연상케 해 고민스럽다”고 소감을 전했다.

낸시 그리핀(25·가명)은 “해군기지 문제에 이방인들이 관심을 보이면, 주변인은 ‘네 일도 아닌데 왜 신경을 쓰느냐’고 하지만 모든 것은 하나로 연결돼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면서 “방문은 짧았지만, 공동체의 열정과 사랑이 느껴진다, 함께 하고 싶다”고 전했다.

고권일 평화운동가는 “이날 자리가 평화에 대한 작은 씨앗을 뿌리는 과정이라 생각한다”면서 “강정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결코 지역사회 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 평화에 대한 문제라는 사실을 널리 알려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경덕 기자  tree@seogwip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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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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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칠십리 2010-06-28 14:24:12

    더이상 해군기지 문제는 강정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지국적으로 진행되는 미국의 전쟁논리와 자국의 군산복합체를 살찌우기위한 군사패권논리에 맞서 평화와 인권이 보장되는 세계질서를 위한 연대가 필요할때이다 그래야 강정 해군기지 싸움도 승리할수있다 우리의 평화기지를 제주에 세우자!!!   삭제

    • 밑에 해군놈 2010-06-28 00:03:59

      너에어멍 갈치 보~~이   삭제

      • 강정의 소리 2010-06-27 23:45:21

        참 씁씁하네~~~~강정반대위 여러분 이제 그만합서게~~~
        작년부터 주민소환투표가 안되니....이제 소송...내일모레에 있을 소송에서 질것같으니..
        이제 외국인...정말 대단하다....담에는 무슨 컨셉으로 그럴지..

        문제의 논지에서 벗어나지 맙시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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