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해양부 제3차 전국항만기본계획에 화순항 개발 밝혀

현 항만 30배 규모 매립, 해경부두 건설 등 … “인근 해빈에 악영향”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안덕면 화순금모래 해변이 정부의 화순항 개발계획으로 인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더불어 용머리해안 방향으로 나있는 해빈 또한 침식작용이 심화될 것으로 보여 대책이 요구된다.

국토해양부는 제3차 전국항만기본계획을 수립해 3월16일부터 4월7일까지 각 지역별로 계획안 열람을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화순항의 경우 현재 규모 이상을 새로 매립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어, 금모래해변 뿐만 아니라 해빈 침식도 악화 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새로 매립하는 공유수면 면적만 11만8827㎡로 현재 규모인 3882㎡에 비해 약 30배나 큰 규모다.

내용을 보면 해경부두가 3만1735㎡ 면적(규모 380m)을 가지고 있으며, 물양장이 3만㎡(200m), 방파호안이 2728㎡(340m), 방파제가 3272㎡(310m), 이안제가 400m, 항만시설용 부지호안이 5만1092㎡(345m) 등이다. 새로운 진입도로 포장도 2000㎡에 이른다.

문제는 투기장호안과 물양장 시설이 들어설 지역이 현재 화순금모래 해변과 겹치고 있다. 이는 모래해변과 인근 구역은 매립하겠다는 의미다. 규모 또한 육지 해변과 해안가를 전부 포함할 만큼 광범위해 사실상 해변이 사라지는 셈이다.

▲ 국토해양부는 제3차 전국항만기본계획을 통해 제시한 화순항 개발 예상도. 11만8827㎡에 달하는 면적을 매립하고 해경부두, 방파제 등을 건설한다. 오른쪽 초록색 부분은 화순금모래 해변으로 국토해양부 계획 진행시 거의 대부분이 매립된다. 왼쪽 부분은 900m 가량의 모래해빈으로 이곳 또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지적된다.

정부는 이곳에 주민가공시설, 물류보관시설, 물양장을 짓고 일부 친수시설을 통해 해안기능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도 관계자는 “1999년 화순항 1단계 부두축조 및 기타공사 실시설계 용역부터 당초부터 이 지역을 매립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며 “물동량이 없어 부두소요가 없기 때문에 계속 미뤄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제주도는 별도의 매몰 방지 대책을 요청했으나 국토해양부에서 해경부두 배치를 계획해 매립이 결정됐다”고 밝혔다.

즉 토양매몰 문제로 인해 예전부터 매립이 예정돼 있었으며, 해경부두 건설로 인해 확정짓는다는 의미다.

이 관계자는 “여수항의 경우 친수구간을 일부 보존하고 있으며, 좋은 사례도 국내에 여러 있다”며 모든 해안이 매립되는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

매립 문제와 함께 금모래 해변서 용머리방향으로 조성된 해빈 또한 방파제 신설로 악영향을 받을 것이란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박일흠 전남대학교 교수는 기본계획안 수립관련 의견제시를 통해 “화순항 방파제 공사로 인해 제주서 보기 드물게 약 900m 정도로 길게 발달한 경관이 좋은 주변해빈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2개의 이안 방파제 건설을 침식방지공법으로 제시했으나, 일본 등 다른 나라에서는 이미 적절하지 못한 공법으로 인정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이안제가 설치되면 설치 북부해안에 모래유입이 차단될 수 있다. 주변해빈에의 침식 퇴적대책안이 다소 미흡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꼬집었다.

박 교수는 이에 대한 방안으로 “이안제 공법을 잠제, 양빈, 헤드랜드를 혼재해 건설해야 한다”며 국내 부산 송도해수욕장, 포항항 송도해수욕장을 좋은 예로 꼽았다.

이에 대해 국토해양부는 “이안제를 잠제 형태로 이미 계획했다”고 설명했고, “침식이 진행 중인 상태이므로 침식방지를 위해 이안제를 설치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서귀포시는 25일 오후 2시 안덕면사무소에서 화순항 관련 제3차 전국항만기본계획 주민설명회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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