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항 개발 주민설명회 25일 개최 … 준설토 처리, 해변 보존 ‘질타’

▲ 국토해양부는 25일 안덕면 주민센터 2층 회의실에서 화순항 제3차 전국항만기본계획 수립 사전환경성검토서 주민설명회를 가졌다.

해경부두 건설 및 물양장 확충을 위해 금모래해변을 매립하는 정부의 화순항 개발대책을 두고 지역 주민들의 보완 요청이 이어져 추후 진행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해안서 발생하는 준설토를 항만 인근에 매립한다는 방안이 지적이 높아 해결과제로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해양부는 25일 안덕면 주민센터 2층 회의실에서 제주도 항만개발과 이양수 사무관, 구성지 도의원, 변덕승 안덕면장, 개발 발주처인 대경엔지니어링 관계자 등과 주민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화순항 제3차 전국항만기본계획 수립 사전환경성검토서 주민설명회를 가졌다.

비록 사전환경성검토이기에 기본실시 설계와 환경영향평과 과정에서 볼 수 있는 세부적인 사항은 논의되지 않으나, 개발의 전체적인 방향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설명회는 많은 관심을 모았다.

정부의 기본적인 틀은 화순 금모래해안을 매립해 해경부두, 물양장 등 육지시설을 건설하고, 방파제 및 이안제를 해안에 신설한다는 계획이다.

현장에서 주민들이 가장 크게 걱정하는 부분은 해경부두나 방파제가 아닌 준설토 처리방향과 매립이었다.

지경호 화순리장은 “해경부두와 물양장 중간에 위치한 340m 규모의 투기장은 지역주민에게 전혀 이야기가 안됐다”며 “동쪽엔 화물, 서쪽은 해경을 건설하고 모래사장을 보전하기로 했는데, 갑자기 투기장호안으로 나와 혼란스럽다”고 항의했다.

이에 국토부를 대변해 참석한 대경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지자체와 지방청 간담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며 지역어민이나 주민들의 의견을 들어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새로운 질문이 생길수도 있다”며 미비한 점을 인정했다.

대경 관계자는 “현재 항내 수심이 부족해 (현재 계획으로는) 준설이 필요하다. 하지만 준설토를 투기할 공간이 없고, 먼 바다로 투기하는 비용은 너무 많이 든다”며 “결국 보존논리라면 투기장 문제가 숙제로 남게 되고, 개발 논리라면 투기문제를 해결할 수밖에 없다. 도저히 (투기가) 안되겠다는 의견이 나오면 검토해 상의하겠다”며 당위성을 강조했다.

결국 해경부두 건설을 위해서라면 항만 인근 바닷가를 파내 해안매립 투기장을 건설한다는 논리다.

▲ 구성지 도의원, 변덕승 안덕면장, 개발 발주처인 대경엔지니어링 관계자 등과 주민 30여명이 참석한 이번 설명회는 주민에게 미처 전달하지 못한 준설토 매립이 가장 큰 논란이 됐다.

이에 지 리장은 “단순히 앞에 있는 모래를 인근 지역에 옮기는 것에 불과한데, 다시 가져다 놓지 못하는 것이냐”며 준설토 활용방안을 물었다. 대경 관계자는 “니켈 함유 수치가 35이하 인 경우, 준설토 활용이 가능하지만 화순 앞바다서 확인한 결과 100이 넘었다”며 “현행법상 준설토는 폐기물로 분류된다. 뜨는 순간 활용하느냐, 버리느냐 차이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항만 건설 발생 시 나오는 흙을 먼저 해경부두나 물양장 건설을 위해 매립하지만, 남는 것을 외해로 버릴 수가 없으니 근거리에 투기장을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지 리장은 “주민과 지역 장래를 위한 개발이 이뤄져야 하지 않느냐. 주민 간 토론해서 의견을 내겠다. 우리는 모래를 매립하지 말고 원래 자리나 다른 곳에 놓아야 한다는 의견”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환경가치를 살린 개발의 중요성도 거론됐다.

김기윤 대한요트협회 이사 겸 제주관광대학 교수는 “이 공사내용으로 보면, 자연은 하나도 살릴 수가 없다”며 “화순항에서 국제요트대회 개최한 적이 있는데, 참가한 외국인들이 시드니보다 최고의 항구가 될 수 있는 항이라고 감탄을 자아냈다. 우리가 우리의 소중한 것을 모르지만 외부인은 그 가치를 인정하고 있다. 특히, 갈대습지, 용천수, 모래해안 등을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도록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는 이를 위한 방안으로 물양장 위치 이동, 이안제 방향 변경 등의 계획 변경검토를 주장했다.

이 밖에 주민들은 △마리나 시설 확충 △물양장 위치 이동 △유류부두 이동 등을 검토사항으로 요구했다.

설명회가 끝난 후, 대경엔지니어링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규모를 확정하는 것이 아닌 큰 틀에서 주민들에게 설명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충분히 의견을 듣고 국토부에 전달하겠다”며 “100% 한 쪽 의견을 담아내는 것은 힘들기에 서로 절충하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현재 밝힌 시설은 건설이 확정적이며 이후 실시설계 과정에서 세부적인 수치가 정해진다”고 설명했다.

국토해양부는 화순항을 2020년까지 8만2700㎡ 규모의 부지에 해경부두(380m), 물양장(200m) 등의 접안시설과 방파호안(340m), 이안제 (400m) 등 외곽시설을 갖춘 항만으로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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