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기지 공사 관계자 “안전상 이유 미허가 언론, 주민 통제”

12일 굴삭기로 구럼비 바위 파쇄작업, 주민 20여명 ‘발끈’

▲ 12일 오전 8시부터 대림건설을 비롯한 해군기지 시공사는 중덕바닷가 구럼비서 바위 파쇄작업을 시도했다. 이에 마을 주민 및 시민단체 30여명이 현장에 와 공사를 저지했다.

대림건설을 비롯한 제주해군기지 건설 시공사가 구럼비 바위파쇄 작업에 돌입해 20여명이 넘는 마을주민과 충돌했다. 한편 시공사 측이 앞으로 허가받지 않은 언론 및 주민들은 공사현장에 출입시키지 않겠다고 함에 따라 논란이 예상된다.

시공사는 12일 오전 8시경 굴삭기 2대를 이용해 중덕바닷가 구럼비서 바위 파쇄작업을 진행했다. 이에 마을주민 약 20명과 시민단체 관계자 10여명이 현장에 몰려 굴삭기를 막고 공사를 지연시켰다. 구럼비는 현재 바위도로가 임시로 만들어진 상태다.

현장에서 만난 모 시민단체 관계자는 “구럼비는 예로부터 지역주민들이 고귀하게 여기던 곳”이라며 “다른 때보다 훨씬 많은 주민들이 이곳에 와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노령의 마을주민 20여명은 멈춰진 굴삭기 주변과 바위에 앉아서 공사를 막고 있었다.

▲ 바위 깨는 작업을 일시 중단한 굴삭기.

현장 한편에서는 바위 작업과 동시에 테트라포트 레미콘 타설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3~4대의 차량이 오가며 지속적으로 테트라포트 제작틀에 레미콘을 부었다. 시공사 모 관계자는 “비용은 비용대로 지불되고 있고, 만약 정상적으로 (레미콘을) 담지 않으면 폐기할 수밖에 없다”며 상황을 설명했다.

한편, 대림건설 2공구 모 직원은 “앞으로 사전에 허가받지 않은 언론사나 주민 모두 공사현장에 출입시키지 않겠다”며 “발주처, 감리단, 시공사, 문화재조사기관 등 일부 공사관계자를 제외하고는 출입금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 이날은 마을주민 20여명이 바위에 앉아 공사진행을 비판했다.

모 직원은 이런 조치의 이유로 “앞으로 타설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대형 차량이 오가게 된다”며 “안전상의 문제가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

또한 “마음대로 돌아다니면서 보고, 사진 찍는다면 우리가 불법으로 하는 것처럼 왜곡되게 비쳐질 수 있다”며 “자신처럼 아래 직원은 위에서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는 현장에서 이뤄진 즉각 조치가 아닌 상부층에서 지시한 사항임을 알 수 있다.

한편, 현장에는 공사 진행 상황을 명시한 안내판이 추가로 설치됐으며, 진입도로 인근에 시굴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 레미콘 차량 반입저지를 시도하는 시민단체 인원을 시공사 관계 직원이 막고 있다.

▲ 공사 외벽에 설치된 안내문.

▲ 시공사가 표시한 표식. 이미 일부 바위가 깨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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