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마을회, 28일 해군 규탄 기자회견 … “공사 중단 못 할 만큼 안보 긴급?”

▲강정마을회가 28일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민과 시민활동가를 이간질하는 해군을 규탄하며, 공사중단을 요구했다.

“해군은 경제상의 손해만 없다면 제주도민이 죽더라도, 강정마을 공동체가 깨지더라도, 국민이 감옥을 가더라도 상관이 없다는 말인가.”

주민이 반대하는 기지 공사를 계속 강행 중인 해군에게 강정마을회가 다시 한 번 목청을 높이며 ‘중단’을 요구했다.

강정마을회는 28일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사강행 중단과 시공사의 고소-고발 취하, 공동체 회복을 위한 도민의 진정성 있는 모습을 촉구했다.

먼저 마을회는 어제 야5당이 이은국 해군기지 건설사업단장을 방문한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이 단장이 공사를 중단하지 못하는 이유는 국가 안보상 긴급한 이유와 제주해역이 우리나라 물동량의 90%가 이동하는 요충지인 점을 들었다. 그러나 입지 선정하는데만 화순에서 위미로, 강정으로 5년의 시간이 걸렸는데 불과 몇 개월 공사 중단한다고 뭐가 되는가”라고 밝혔다. 당시 이 단장은 5년의 시간을 ‘정무적 기간’이라고 설명했다.

▲기자회견 중인 강동균 강정마을회장과 신용인 변호사.

강동균 마을회장은 “결국 공사를 중단할 만한 국가안보상 긴급한 이유가 없는 것”이라며 “도민 양윤모 씨는 감옥 안에서 공사 중단을 요구하며 23일 째 단식중이고, 강정마을 공동체는 해군기지 문제로 파괴됐고, 주민과 활동가들은 감옥 가는 것을 감수하며 몸으로 저항하고 있다. 그럼에도 해군은 경제상의 손해 운운하며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고 해군의 태도를 비판했다.

특히, 어제 이 단장이 ‘현재 공사 방해하는 외부사람들이 떠나면 고소-고발을 취하하겠다’는 발언을 문제삼았다.

강 회장은 “최근 해군기지 건설 강행의 총체적인 문제점이 들어나면서 대한민국 전역에서 응원하는 목소리가 높아져 가고 직접 현장에서 함께하는 사람들이 생겨나자 해군은 위기의식을 느낀 것”이라며 “강정주민들을 이간질시키는 노하우를 가지고 또 다시 주민들과 활동가들을 이간질시키려고 있다”고 밝혔다.

강 회장은 “해군의 이간질 목표는 분명하다. 강정주민들을 고립시키고 고사시키겠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더 이상 어리석게 당하지 않겠다. 도민은 물론 전국의 모든 분들이 주민과 함께 해군기지 반대운동을 해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해군이 공사중단 요구를 거부하면서 이간질을 획책하는 가장 큰 이유는 도민을 무시하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제주의 자존을 지키고 제주를 진정한 생명평화의 섬으로 만들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을회는 이 자리에서 ▲강행 공사 즉각 중단 ▲강정주민, 활동가에 대한 고소-고발 즉각 취하 ▲제주도정은 알량한 지역발전계획 대신 파괴된 강정마을 공동체 회복을 위해 진정성을 가지고 나설 것 등 세 가지를 요구했다.

한편, 민주당 제주도당, 민주노동당 제주도당, 제주창조당, 진보신당 제주도당 등 5개 야당은 다음달 4일 국회에서 제주해군기지 갈등 해결을 위한 국회 진상조사단 구성 기자회견을 연다. 국회 진상조사단은 같은 달 6일부터 9일까지 제주를 방문해 조사를 시작하고 TV도민대토론회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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