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양윤모 평론가의 단식 30일 째를 맞이하며 -고권일

 양윤모 평론가의 단식이 30일을 맞이했다.
 그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며 눈물도 흘리며 마음으로 호소하며 단식을 중단 할 것을 종용했지만 끝내 죽음을 불사한 단식을 하겠다고 한다.
 정말이지 독한 노인네다. 아니 순박했던 한 사람을 누군가 저리도 지독하고 모진 마음을 먹게 만든 것이다.

 양윤모씨의 주장은 너무도 간결하다. 해군기지 공사 중단.
지금 진행되고 있는 해군기지건설은 온갖 불법과 탈법, 편법으로 점철되어지는 공사이기에 마땅히 중단되어야 한다는 주장이고 그의 주장대로 중단이 된다면 자신도 단식을 멈추겠다는 것이다.

 5월4일 야5당 중앙당차원의 국회진상조사단이 꾸려지고 소속된 21명 국회의원의 이름으로 공사중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까지 하였으나 해군과 건설업체들은 요지부동이다. 그에 앞서 우근민 도지사가 5월 3일 KBS 제주방송국의 특별대담에 나와 제주특별자치도법 4차개정안이 통과된 것을 자축하며 해군기지 주변지역 발전계획의 법적지원근거가 마련되었다고 해군기지 건설을 기정사실화하며 발전계획만 잘 짜서 강정에 가져다주면 윈-윈이 된다는 식으로 흰소리를 하였기 때문일까. 아니면 4대강 추진하며 무리한 강행에 공사장 인부가 20명 사고사를 당해도 눈 하나 깜짝 않고 추진하는 불도저 정권하에서 모두가 생명존중불감증이라도 걸린 것일까.

 국회진상조사단이 현재 해군기지건설 강행이 제도적 폭력이라고 말한 것을 연장해 보면 양윤모씨를 죽게 방치하는 것은 엄연한 제도적 살인이다.
그리고 그 책임은 직권취소권을 가지고도 행하지 않는 우근민 도지사가 져야한다. 또한 해군도 그 책임을 똑같이 나눠 가져야한다.

 지금 바다와 육상에 사는 숱한 뭇 생명을 살리고자 죽으려는 한 사람의 의인이 있다. 자신의 운명을 결정지을 자유의지가 자신에게 있다는 종교적 신념을 인정하더라도 그 것을 관망만하는 우리 모두는 살인방조의 죄명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이다. 적어도 우리의 가슴에 양윤모씨는 양심의 총을 쏘았다. 우리의 가슴이 피를 흘리는 한 우리 모두는 죄인이다.

생명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어린이날을 맞이하며
제주해군기지 강정마을 반대대책위원장 고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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