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혜진 시민기자의 올레이야기>

언젠가 어느 젊고 예쁜 올레꾼의 손에 들린 상애떡(발효찐빵)을 보며 웃었던 적이 있었다.
고정관념일까 아마도 유명빵집의 바게트를 들고 뜯고 있었으면 ‘그런려니’했을 수도 있겠다.  올레길에 포함된 올레시장(서귀포 매일시장)을 둘러보다 막걸리빵 이라는 이름에 하나 샀는데 맛이 담백하고 뒷맛이 구수한게 계속 손이 간다는 것이다.
“이거 따뜻해요. 드셔보세요~”하며 손에 들린 다른 하나를 선뜻 건내준다.
흔하게 많이 보기도 먹어보기도 했던 시장 빵이지만 돈 주고 사 본적은 사실 없다.
그런데 이들에게는 제주의 특별한 맛으로 여기며 좋아라 했다.
쌀밥문화가 주를 이루는 우리나라 음식문화와는 다르게 제주는 자연 환경적 여건상 보리, 조, 메밀, 콩 등의 잡곡을 이용한 음식이 많았던 과거에 만들어 먹었던 발효시킨후 쪄냈던 빵이 지금도 간식거리로 시장 메뉴로 자리하고 있다는 것은 반가운 한가지이며, 더군다나 쌀이 없어 먹어야 했던 보리, 메밀등은 지금의 건강식품으로 많이 찾는 제법 가격이 있는 음식 재료로 자리하고 있다.

올레길을 통해 제주를 읽고 알아가는 올레꾼들을 보면 음식도 제주에서만 맛 볼 수 있는 메뉴를 찾아다니기도 한다. 6코스 쉰다리 파는 할머니는 방송을 탈 정도의 유명세를 타기도 했지만 생소한 제주 토속 발효음료 ‘쉰다리’를 전국에 알리는데 큰 몫을 하기도 했다.
따뜻한 날씨에 쉽게 쉬어버리는 밥은 제주의 조냥정신처럼 버리는 법이 없었으며 곰팡이가 생긴 밥과 누룩을 섞어 발효시킨 천연 유산균 음료이다.
길을 걷다 지친 발을 쉬어가는 즈음에 생소한 음식과 몸에 좋다는 과학적인 설명에 한번쯤은 호기심에 조심스런 한 모금이 두 모금째 부터 ‘벌컥벌컥’ 소리가 난다.
오래 발효시킨 쉰다리는 알콜이 생성되어 조금의 취기도 올 때도 있지만 달콤, 새콤의 맛은 옛날 노동후의 회복제로 쓰였을 만큼 길에서의 활력제로도 그만이다.

제주의 도민들도 잊어가는 제주 전통음식이 이렇게 다시 살아나는 이유는 제주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방문으로 불붙듯 확산되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대체적으로 올레꾼들은 제주를 생각하면 바다에서 나는 해산물과 회, 그리고 육류라면 단연 흑돼지등 많은 공부를 하고 묻는다.
진정 옛날 똥돼지를 먹고 싶다는데 말도 안 되는 소리이고, 검은털의 돼지고기를 파는 곳이라 해도 사실은 100% 믿을 수 없으니 자신 있게“어디다!” 라고 말할 수 없을 때가 가장 답답하다.
그래도 제주에서 유명한 은갈치를 냉동이 아닌 생물로 국을 끓이거나 조리는 음식을 하는 식당은 몇 군데 있어 자신있게 권해 주기도 한다.
어느덧 제주 여행객들은 어설프게라도 감을 잡아가는 것이 있다면 음식점 선별 부분이다.
그 기준은 관광지이냐, 지역민들의 권역이냐 이다.
누군가 구분을 지어주지 않아도 느껴지는 맛과 가격은 점점 현명해지는 여행자들에 의해 평가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허름해도 줄을 서는 곳이 생기기 마련이다.

흔한 해산물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분식집이 있으니 그곳은 1코스의 문어라면으로 유명한 곳이다. 우연한 올레꾼의 발걸음으로 발굴해낸 맛집중 한 곳이다.
싱싱한 살아있는 문어를 한 마리 시키면 그것을 삶아낸 물에 라면을 끓여준다.
바다맛이 느껴지는 라면에 감탄사가 절로 나오며 신기한 메뉴에 입소문을 타고 후미진 곳이지만 일부러 찾아가는 곳이 됐다. 문어가 없는 날에는 허탕이어도 유명한 곳을 방문했다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해안을 끼고 도는 올레길에 해녀의 이름으로 파는 비싼 해산물에 놀랬던 올레꾼들도 이러한 소박한 식당에서 위로를 받기도 한다.

메뉴의 개발은 그리 어려운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닌 듯 그러나 얼마나 싱싱한 재료로 그리고 손님들을 어떻게 감동시키느냐가 관건이기도 한 음식업이지만 양심과 진심으로 양념된 음식이라면 가격을 떠나 많은 사람들은 맛나게 평가할 것이다.
관광지에서 단체로 먹던 제주 음식을 무시하고 투정을 부렸던 사람들이 기분 좋은 얼굴로 돌아서고 있다. 그것은 유명하지도 크지도 않은 소소한 마을 어귀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재래시장에서 맛본 쑥떡이든 오메기떡이든 집으로 돌아가서도 재구매가 이루어져 상권은 활기를 띠고 있고 프렌차이즈에 가려졌던 시장 닭집의 치킨이 올레꾼들에게는 최고의 맛있는 치킨으로 기억이 되는 마당에 지금이 시작이라면 자세를 가다듬는 시기에 적당하다 말하고 싶다. 참고로 건강을 생각하는 다수의 올레꾼들은 제주 보말, 또는 고메기를 이용한 음식에 환호가 끊이질 않는다. 다양한 메뉴로 이들의 입과 상인들의 기분을 즐겁게 하는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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