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감귤을 회생시키자

결실의 시기가 다가왔지만 제주의 생명산업을 지탱하는 감귤농민들은 결실대신 한숨만 가득하다.지난해 과잉생산과 품질저하, 외국산 과일의 수입급증, 유통구조의 불합리등으로 사상 최악의 소득 감소를 겪은 농민들이 내년에는 이번의 고통을 보상받을 수 있겠지 하는 순진무구한 희망이 여지없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국내경기의 급격한 내리막길에 따른 소비시장의 위축과 외국산 과일의 무차별적인 수입등이 감귤값 하락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지만 대부분의 농민들은 내년 아니 앞으로도 계속 이런 사태가 이어질 것이라며 한숨을 짓고 있는 것이다.이런 사태를 반영이라도 하듯 전국적으로 농민들이 대책마련을 외치며 대규모 시위를 벌였고 도내에서도 좀처럼 발생하지 않았던 대규모 시위가 근자에 이르러 2차례나 일어나 농가부채 해결을 소리쳐 외쳤다.이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지난 12일 농가부채 특별법을 발표했지만 농민들은 상환유예가 배제됐고 연대보증 채무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이 없는 특별조치는 발등에 떨어진 불만 끄고 보자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이런 시각은 지난 1일 제주도가 발표한 감귤산업 10개년 발전계획도 예외가 아니라는 것이다.10년에 걸쳐 1조원을 투자한다고 하지만 그 계획이란 것이 새로운 정책은 없이 지금까지 여러차례 거론된 대책을 모아논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투자액도 민간부문에 의존하는 것이 많아 실속없는 말 장난에 불과하다고 격하게 비난하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는 실정이다.하지만 감귤의 미래가 어둡다고 해서 포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감귤은 제주의 생명산업이기 때문이다.중지를 모아야 하고 표가 떨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행동을 통일할 수 있는 강력한 제도가 마련돼 원칙을 어기는 사람에게는 제재가 가해져야 한다.고품질 상품의 생산과 물류비용을 줄일 수 있는 실속있는 유통체계 구축 그리고 원할한 판매망 마련등 3박자가 서로 어우러져야 물 흐르듯 난제들이 사라질 것이다.제주를 살리기 위해서 아니 피폐해진 농촌을 회생시키기 위해 농민들을 리드할 수 있는 책임감 있는 농정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 제243호(2000년 12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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