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담 시민기자의 돌아본 사회교육 50년 <13>

되돌아보니 내 인생에서 학원 교육과 관련돼 가장 바쁘게 보냈던 기간은 1980년대인 듯하다.

1979년에 서귀포 시내에 54평정도 되는 땅을 하나 사두었는데, 1981년 7월부터 학원 건물을 짓기 시작해 이듬해 2월에 완공했다. 연면적 153평의 4층 건물이지만 당시만 해도 주변에 그만큼 높은 건물이 없었던 시절인지라, 그렇게 크고 훌륭해 보일 수가 없었다. 여기저기 건물을 빌려 학원을 옮겨 다닌 지 20년 만에 드디어 정착할 수 있는 둥지를 마련한 것이다. 이곳이 바로 지금의 학원 건물이니, 내 명의로 지니게 된, 난생 처음이자 마지막 건물인 셈이다.

▲ 꿈에도 희망했던 학원 신축 이전 식에서 인사의 말씀을 하고 있는 필자(1982. 5. 15)

 

어쨌거나 1982년 5월, 학원 이전식을 하고나서야 비로소 종합학원으로서의 면모를 갖춘 듯싶어, 그동안 청사진으로만 그려왔던 진짜 종합학원의 내실을 꾸려가기 시작했다.

기존의 주산, 부기, 타자, 피아노, 미술 과목에서 1984년에는 컴퓨터 과목을, 1985년부터 국어, 영어, 수학, 과학, 일어회화, 웅변 과목 등을 단계적으로 증설하고, 1988년에 속셈 과목까지 증설했다. 더불어 피아노 8대, 컴퓨터 50대, 타자기 20대, 학원중형버스 1대, 강사 11명, 기사 1명 등 시설도 직원도 배로 늘었다.     

‘학원하면 김계담, 김계담하면 학원’이라는 소리와 학원가에서 성공했다는 이야기를 제법 많이 듣게 된 것도 이즈음이었다.

내가 학원 교육에 몸을 담은 뒤로, 어려웠을 때도 성공했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도, 마음을 많이 쓴 것은 불우한 청소년들이었다.

당시의 메모를 뒤져보았다. 1974년부터 1990년까지 16년 동안 각 학교 졸업식장에서 실업교육 관련 기능 우수학생 표창과 함께 매년 15명씩 모두 240명에게 720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1984년부터 1992년까지 9년 동안은 소녀가장, 불우여고생, 심부전증 어린이 등 14명에게 장학금 및 병원비로 200만 원을 지급했으며 관내 초⋅중학교장 및 기관단체의 추천을 받아 연간 30~50명의 생활보호대상자와 극빈가정 자녀 등에게 주산, 피아노, 컴퓨터 등의 과목을 무료로 교육시켰다.

 

제1회 제주도교육감 컵 쟁탈 전도 학원주산경기대회에서 종합 우승한 서귀포종합학원      선수들과 필자가 함께한 기념사진(1981. 11. 1) 그 이후에도 3회까지 계속 종합 우승하     여 화제였다.

 

요즘의 관점에서 보면 대단한 일이 아닐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아무리 바쁘고 고되어도 반드시 해야 할 일 가운데 1순위로 놓았던 일이기에 진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1980년대를 바쁘게 수놓았던 또 하나의 일은 학원연합회와 관련된 것이다. 

1980년 1월, 나는 사단법인 한국학원총연합회 제주도지회 3대 회장에 선출되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제주도지회는 사무실조차 없어 회장집에 모여 회의 등 업무처리를 하곤 했었다. 나는 자비로 임대료를 부담해 제주시 칠성로 입구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학원교육계를 좀 더 활성화시키기 위해 많은 행사를 계획하고 추진했다. 교육감 컵 쟁탈 전도학원주산경기대회, 전도 음악학원 정기발표회 등이 그때부터 시작된 행사다.

한국학원총연합회 서귀포분회도 그 당시에 독립시켰다. 그리고 제주도지회장 2년 임기를 마친 뒤, 1982년부터 서귀포분회장 일을 기꺼이 맡았다. 서귀포 지역의 학원교육계를 적극적으로 활성화시키고 싶어서였다. 당시 서귀포시 및 남군 관내 음악학원 정기 발표회, 서귀포시 교육장 컵 쟁탈 주산경기대회, 교육장기 초⋅중학교 대항 주산경진대회 등을 개최해 성황을 이루곤 했다.

1983년에는 세계적인 계산왕 배성진씨와 계산 기능 세계1위로 기네스북에 오른 이춘덕씨를 서귀포로 초청해 시범특강시간을 가짐으로써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1984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사회교육인 연수회’를 계획하고 시작했던 일도 잊을 수가 없다. 당시 서귀포시 오남련 교육장이 적극적인 행정지원을 아끼지 않았기에 가능했음을 이 자리를 빌려 밝혀두고 싶다. 주로 연사를 초빙해 사회교육의 전망과 사명 등의 강의를 듣는 연수회였지만 학원교육에 임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교육자로서의 자신을 돌아보고 책임감을 다지는 좋은 기회가 되었으리라 믿고 있다. 그 이후부터는 제주도지회에서 연수교육을 맡아 지금까지 잘 치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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