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주민간담회… “대통령‧정부가 직접 사과해야”
오후 선별 포장 체험… “한중 FTA는 식량안보 개념으로”

■ 11일 강정마을을 찾은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

안철수 무소속 대통령선거 후보가 서귀포를 방문했다.

안 후보는 2일 오전 11시 강정마을회관에서 해군기지 건설 반대 측 주민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어 오후 1시 30분부터는 토평동 서귀포농협 유통사업소(APC)를 찾아 농협 관계자 및 감귤종사자들과 함께 내부 견학 및 선별 체험을 가졌다.

먼저 강정 간담회는 강동균 마을회장, 고권일 마을회 해군기지반대대책위원장, 자문위원 등 15명이 참석한 가운데 1시간 20분가량 진행됐다.

■ 반대 측 주민들과의 간담회 현장.

4.3부터 시작되는 제주의 역사와 해군기지 입지 선정과정, 이후 벌어지는 갈등과 인권문제를 주민들에게 직접 들은 안 후보는 “여러분들 말씀 들으면서 참 마음이 아픕니다. 국가가 국민들을 행복하게 해줘야 하는데 오히려 불행과 고통에 빠지게 한 것 같은 그런 생각”이라고 공감을 보냈다.

안 후보는 “해군기지와 관련해서 그 주민들의 동의를 구하는 문제, 그리고 과정상에 많은 문제들이 있던 것 같다”며 “저는 책임(을 가지고) 있는 대통령과 정부가 직접 주민 분들 말씀을 듣고 사과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대통령이 되면 주민 말씀 다시 한 번 더 경청하고 사과를 드리겠다. 비록 전임 정부의 일이지만 대통령으로서 해야만 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 이날 안 후보는 강동균 마을회장으로부터 강정마을 관련 도서를 선물받았다.

 

■ 주민들과 악수 중인 안 후보.

입지 선정과 주민 갈등에 대해서는 “만약 강정에 (입지 선정)결론이 났더라도 충분한 주민들의 동의를 구하고 그리고 과정상에서 문제가 없었는지, 그리고 시행 상에서 원래 약속했던 부분들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다시 한 번 쳐다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주민동의를 충분히 구하지 못해서 결과적으로 이렇게 서로 친척들 간에도 반복하고 주민들의 갈등을 불러온 책임에 대해서는 정부관계자들이 직접적으로 와서 현장에서 말씀을 듣고 사과해야 한다고 본다”고 전했다.

■ 해군기지 투쟁의 고충을 토로하는 활동가와 안 후보.

다만 ‘제주도에 해군기지가 필요한 지’ 여부에 대해서는 “지난 여러 정부에서 제주도에 해군기지가 필요하다는 같은 결론에 이르렀다”며 “제가 다른 고급 정보에 접할 수 없는 상황이고, 이념도 다르고 여러 가지 성격도 다르고 국제환경도 20년간 바뀌어 왔는데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면 제주도에 해군기지가 있는 것이 국가안보차원에서 필요하다는 결론에 동의할 수밖에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간담회를 마친 안 후보는 안정훈 목사의 안내로 해군기지 공사장 정문에서 투쟁 중인 활동가들을 만나 위로와 공감의 뜻을 전했다. 현장에서 있던 활동가들은 "왜 이제야 오셨느냐", "안철수 평화 바이러스를 제주 섬에 뿌려달라", "금방 가시지 말고 강정천도 돌면서 더 보고 가시라"며 아쉬움을 전했다.

■ 토평동 서귀포농협 유통사업소를 찾은 안 후보가 선별 작업을 체험하고 있다.

 

■ 포장 작업 중에 요청으로 사진 포즈를 취하는 안 후보. 

이후 1시 30분 APC에서는 현경수 서귀포농협 유통사업소 상임이사, 허유성 유통사업소장, 고문삼 제주도농업인단체협의회장 등 감귤업 관계자 10여명과 만났다. 안철수 지지를 선언하며 ‘제주내일포럼’에 속한 고창후 전 서귀포시장도 함께 했다.

안 후보는 먼저 고문삼 회장에게 한중FTA와 관련된 대선정책공약 건의문을 받았다. 이어 서귀포농협이 제작한 감귤 홍보영상을 6분간 시청한 뒤 APC 내부를 둘러보며 근로자들을 격려했다. 감귤포장과 선별 구역에서는 장갑을 착용한 채 직접 참여해보이기도 했다.

■ 고문삼 회장에게 건의문을 받는 안 후보.

 

■ 서귀포감귤을 맛보는 안 후보.

안 후보는 “자동시설이 있는데 (감귤에) 이렇게 손이 많이 가는 줄 몰랐다. 저희가 아무생각 없이 (감귤을) 먹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이상기온이나 태풍 피해로 인해 (농가들이) 고민이 많으시지 않느냐. 이렇게 공동브랜드를 만들어 농민을 위해 애쓰고 계시다”고 농협 관계자를 격려했다.

■ 안 후보가 포장작업을 배우고 있다.

 

■ 안 후보가 APC직원들과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한중FTA에 대해서는 “식량안보개념으로 (한국과 중국) 양쪽 모두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강정마을, 토평APC 일정을 소화한 안 후보는 구좌읍 스마트그리드실증단지를 방문한 후, 오후 7시 제주상공회의소에서 열리는 희망콘서트에 참석하며 제주도 일정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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