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귀촌 열기 빈집수요 폭증…밖거리 구하기도 경쟁 치열

성산읍 수산리의 창고로 쓰이던 밖거리가 리모델링을 통해 아늑한 보금자리로 변했다.

4~5년 전만 하더라도 서귀포시 농어촌 지역에 빈집이 매년 증가해 골칫덩이 였으나 최근에는 귀농귀촌인 등 제주 이주민들이 늘어나면서 빈집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농어촌지역 마을마다 빈집 문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빈집을 찾기란 하늘에 별따기다. 최근 제주지역으로의 귀농귀촌 열기에다 청정한 자연환경을 찾아 제주를 찾는 이주민이 늘어나면서 이같은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서귀포시 성산읍의 중산간 마을인 수산리에도 지난해 6동의 빈집이 이주민들에게 제공됐다.

외부 모습.

표선과 안덕 등도 똑같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빈집 이외에도 제주의 전통적인 생활방식인 밖거리에도 이주민들이 임대해 살고 있을 정도다.
 
지난해 10월 대전에서 살다가 수산리에 정착한 장모(여38)씨는 혼자살고 있는 할머니의 집 밖거리를 임대해 생활하고 있다.
 
그는 “제주에 여행을 여럿차례 왔다가 정착하기로 마음을 먹게 됐다”며 “집 근처에 바다와 산이 있어 도시의 답답함이 사라졌다”고 전했다.
 
또한 “주변에서 농촌지역에 빈집을 구하기가 힘들다고 자주 듣는다”며 “운이 좋아 지금의 집을 빌릴 수 있었고 200만원 수리비를 들여 창고처럼 쓰이던 곳을 리모델링해 살고 있다”고 말했다.
 
장씨의 인근에 살고 있는 조모(40)씨는 수산리에 빈집을 임대하기까지 한달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그는 “일산에 살다가 지난해 제주에 정착하기 위해 한달간 제주 전지역을 돌며 빈집을 알아봤지만 집이 없었다”며 “빈집이 있어도 알아보면 소유주가 육지분인 적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빈집을 못구해 지쳐 있을때 수산리장의 도움으로 빈집을 임대해 수산에 정착할 수 있었다”며 “정착하고 보니 주민들의 인심도 너무 좋고 자연환경이 좋아 아이들의 잔병도 모두 사라졌다”고 말했다.
 
조씨는 “한달간 집을 구하러 다녀보니 정착을 위해 빈집을 구해 살고 있는 이도 많지만 투자성으로 빈집만 구매하고 실제로는 살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며 “이러한 부분은 안타까운 점”이라고 전했다.

수산리 마을의 또 다른 집. 이주민이 살고 있는 집이다.

김석범 수산리장은 “지금은 마을에 빈집이 없고 빈집이 나오면 자녀가 있는 가정을 우선적으로 임대해 주고 있다”며 “지난해에만 6가구의 빈집이 임대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의 귀농인들은 빈집을 수리해 단기간이라도 정착여건을 마련하려 하지만 현실적으로 거주에 적합한 빈집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행정기관이 관내 빈집 실태를 파악하고 정보를 제공해주기를 바라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서귀포시 지역은 지난해 12월말 기준 인구가 1736명(1.13%)이 늘어났는데 대정읍(241명), 남원읍(180명), 안덕면(178명), 대천동(169명)순으로 많이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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