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지역사회의 꿈과 희망을

서귀포신문 주주, 독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그렇게 고대하며 기다렸던 새 천년의 첫 해가 벌써 지났습니다. 이제 진정한 21세기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2000년이 되면 마치 세상이 새롭게 개벽하고 우리가 상상도 못할 세계가 열릴 것이라는 꿈들은, 그러나 불어닥치는 제 2의 경제위기 속에서 완전히 얼어붙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온나라가 IMF때보다 더한 경제한파로 찬바람이 휭휭 불고, 제주지역 역시 감귤경기의 만성적 침체로 인한 경기위축의 시기를 겪고 있습니다. ‘허리띠를 졸라매자’느니, ‘적절한 소비가 경기를 활성화시킨다’는 구호들은 이제 더 이상 우리들에게 어떤 꿈과 희망도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심각한 경기침체가 전반적인 희망의 부재를 낳고 있는 것입니다. 지역의 경기침체가 비단 감귤문제에서만 기인하는 것은 아닙니다. 세계적 관광지라고 외쳐대긴 하지만 지역의 관광산업도 위기를 맞은 지 오래며, 관광과 감귤산업을 대체할 아무런 전망과 비전도 없는, 그야말로 전망 부재의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정치적으로도 마찬가지입니다. 케이블카나 오픈카지노를 비롯한 전도적 현안에서부터 워터프론트 문제 등 지역의 주요현안에 대한 대립과 갈등이 끝을 모르고 평행선으로 치닫고 있고, 도의회와 시의회의 파행과 반목 역시 국회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만큼이나 지방자치에 대한 주민들의 절망을 초래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그렇다고 밝아오는 새해에 이처럼 우울하게만 있을 수는 없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절실히 요구되는 것은 미래에 대한 전망과 비전을 만들어 나가는 일입니다. 장미빛 환상에 젖어드는 것은 아닐지라도, 적어도 주민들로 하여금 앞으로 다가올 지역사회의 미래에 대한 희망과 꿈을 품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서귀포신문은 막중한 책임과 사명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제 얼마 후면 창간 5주년을 맞게 되는 서귀포신문이 그동안 지역사회에 어떤 꿈과 희망을 제시했는지에 대해 우리는 솔직히 많은 반성을 하게 됩니다. 물론 그것이 언론만의 역할로는 가능한 문제가 아니라 할지라도, 적어도 주민들에게 그런 동기부여를 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새해를 맞으면서 서귀포신문은 좀 더 희망찬 미래를 준비하고 설계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현재의 문제점들을 정확히 진단하고 문제를 고발함과 동시에, 그 대안은 무엇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이 어떠해야 하는지 보다 진지하게 고민하고 모색해 나가겠습니다. 지역신문의 역할이 날로 증대해가고 있는 현실에서 사회의 모든 분야에 대해 바람직한 미래를 준비하게 하는 일, 이것이야말로 희망찬 새해를 맞으며 해야 할 우리의 가장 소중한 역할이고 사명일 것입니다. 독자여러분, 그리고 주민 여러분. 어려운 시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희망을 찾는 일, 살 만 하고 꿈이 있는 지역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일에 함께 노력합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제245호(2001년 1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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