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 시민기자의 귀농일기

시청 귀농 프로그램 유기농 멘토가 된 저는, 지난해부터 귀농 이웃들과 교류하고 있습니다. 멘토와 멘티로 만난 사이인데 친환경 농사를 지향하는 마음이 일치해서인지 행복한 소통을 하고 있습니다.

농부 9년차인 제가 몸으로 부딫힌 유기농 귤 농사 재배 방식과 친환경 농사를 하면서 지속가능한 유기농부가 되기 위해서 갖추어야 할 정신적인 덕목을 저는 강조하고 있습니다.

도시 삶을 접고 자연과 더불어서 친환경 농업을 하며 살고자 하는 사람들이라 제 눈에는 햇병아리 유치원생을 보는 듯, 파릇파릇 싱그럽습니다.

그 중에도 올해 새내기 멘티가 된 젊은 부부가 사는 모습이 예쁘고 사랑스러워서 소개하려고 합니다. 상큼한 로즈마리향 내음이 나고, 제 눈에는 가을 햇살 받아 눈부신 꽃향유 같습니다. 젊은 두 부부가 신효동에 우영밭이 딸린 평범한 조립식 집을 장만하여 둥지를 만들더니 갈 때마다 집 안팎이 달라져 있습니다. 부부가 손수 집을 수리 하는데 재주와 감각이 혀를 내두르게 합니다.

남편 김동하씨는 수줍어하는 미소가 열일곱살 미소년처럼 싱그러워 바라보는 사람도 슬며시 미소가 나오게 합니다. 경계선 돌담도 근사하게 쌓고, 대문도 직접 만들어 달았다기에 전직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니 프로그래머라고 합니다. 우영밭에 붙은 귤나무를 친환경재배로 관리하여 농사가 익숙해지면 평수도 늘여서 유기농 귤농부로 살고 싶다 합니다.

곁에는 요정같이 상큼발랄한 각시 권경희씨가 남편 못지않게 감탄사를 자아내게 합니다. 예의 바르고 엽렵하여 사람들이 요즘 젊은이들 같지 않다고 이구동성 칭찬합니다. 맑고 티 없는 두 젊은 부부를 바라보면 아낌없이 가르켜 주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듭니다.

주변을 환하게 밝혀주는 행복바이러스 이웃를 기쁜 마음으로 소개하며 그들의 맑은 기운이 서귀포를 가득 채우기를 바랍니다.

“희망 서귀포”를 그들 웃음에서 발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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