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절개 후 후유증, 합병증 올

‘엄마 젖먹이기’는 세계 어디에서나 보편적 가치로 작용한다. WHO의 보고에 의하면 인공유보다 모유가 영유아에게 있어 영양면이나 질병에 대한 면역력이 월등하다는 것이 입증되고 있고, 이에 따라 모유수유 실천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유수유율이 계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출생아 중 최종아에 대한 현재의 수유양상을 살펴보면 '97년의 경우 모유만 수유한 경우인 모유수유율은 14.1%이며, 모유와 인공유 수유를 병행하거나 모유를 수유하다가 인공유를 수유한 경우인 혼합유수유율이 52.5%. 모유수유는 전혀 해본 적이 없는 인공유수유율이 33.4%이다. 연도별 모유수유율을 보면 '85년 59.0%에서 '88년 48.1%, '94년 11.4%로 크게 감소하다가 '97년에는 14.1%로 약간 증가하였다. 모유를 전혀 먹이지 못하는 인공유 수유율은 '85년 15.6%, '88년 18.0%, '94년 27.9%, '97년 33.4%로 계속적인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인공수유율이 높았던 선진국에서는 모유수유율이 유럽국가 75%(95년), 미국 54%(92년), 일본 45%(95년)로 높아지고 있다. 모유수유의 보호·권장·지지에 관한 한 선언에서는 ‘모든 여성이 아기에게 모유를 먹일 수 있어야 하며, 모든 아기들은 4∼6개월 동안 모유로 양육되어야 하고, 그 후에도 적절한 보충식과 함께 모유를 먹일 수 있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런데 인공유수유율이 증가하는 데에는 제왕절개 분만의 증가와 그 연관성을 찾아볼 수 있다. 제왕절개 분만을 할 경우, 전신마취를 해야 하는데, 이때 사용되는 마취제와 항생제 등으로 인해 아기에게 모유를 먹일 수 없게 된다. 다시 말해 늘어나는 제왕절개 분만만큼 우리의 아이들은 모유를 먹을 권리를 빼앗기고 있는 상황이다. ▲제왕절개 분만과 모유수유에 대한 잘못된 신화들 △제왕절개 수술은 안전하다. 아기의 상태가 위험하거나 역위, 전치태반 등의 경우 제왕절개 수술이 자연분만보다 안전할 수 있으나 모든 분만에서 그렇지 않다. 제왕절개는 전신마취를 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수술과 마찬가지로 후유증이나 합병증이 올 수 있다. 최근 미국의학협회지에 발표된 자료를 보면 정상분만보다 제왕절개 합병증율이 2배가 높을 뿐 아니라 분만사망율도 4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번 제왕절개 했으면 계속 제왕절개를 해야 한다. 제왕절개했던 산모가 둘째아이를 자연분만하는 시술(VBAC)의 성공률은 얼마나 될까? 미국에서의 성공률은 30∼50%정도이다. 지난 1988년 미국산부인과 협회는 ‘습관적으로 제왕절개 수술을 반복 시술하는 것은 배제되어야 한다’고 발표하면서 제왕절개 수술 경험자의 자연분만에 대해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였다. 이 기준을 적용한다면 제왕절개 수술의 1/3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자연분만을 하면 살이 찐다. 출산 후 체중이 느는 것은 우리나라의 산후조리 관습과 가장 높은 체중으로 돌아가려는 생리적 현상때문으로 분만방법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다만 노산일 경우 적정연령의 여성보다 몸매 회복 속도가 느리기 쉽다. 분만 후 6개월 이내에 운동이나 식이요법을 통해 정상체중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고, 너무 오랫동안 누워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자연분만을 하면 성생활이 불편해진다. 자연분만을 할 경우, 회음부절개술의 상처자국, 또는 자연분만 후 질이 늘어날 염려 때문에 제왕절개술을 선호하는 경우가 있다. 난산으로 골반근육이 파열되거나 약해질 경우 요실금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성생활과는 무관하다. 오히려 성교시 동통이 오는 경우는 제왕절개 수술을 한 산모에게서 더 많이 발견된다. △35살이 넘으면 자연분만은 위험하다. 산과적으로 35세 이상일 경우에는 고연령으로 간주된다. 의학에서는 ‘나이 든’ 여성이 임신하는 것을 심각한 위험으로 받아 들인다. 많은 의학교과서에서는 임신연령이 늦어지면 산모 및 태아의 사망률이 높아지고, 주산기 사망률이 증가하고, 임신 및 출산시에 합병증 발병률이 높아지고 다운증후군과 같은 다양한 출산장애가 나타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영양상태가 좋은 현대여성의 경우 이런 위험도는 훨씬 적다. 지난 86년 미국의 다운증후군 아동 조사결과를 보면 출산나이와 무관한 경향으로 나왔다. ▲제왕절개분만을 줄이려면 △출산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출산은 개인의 일이 아닌 사회와 국가의 문제이므로 여성들이 행복하게 출산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국가와 사회가 나서야 한다. 출산은 질병이 아니라 정상적인 것으로, 출산의 중심에 의료행위와 병원이 있는 것이 아니라 여성과 태아가 있어야 하며, 이들을 위한 국가와 사회의 배려와 관심이 필요하다. △정상분만에 대한 의료수가가 상향조정되어야 한다. 현재 정상분만보다 제왕절개 수술의 의료보험수가가 53만원이 더 많은 실정이다. 이에 따라 정상분만과 제왕절개 수술간의 의료보험 수가 조절이 필요한데, 이 때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할 점은 저소득층에 대한 배려이다. 의료수가의 조절이 오히려 저소득층의 의료서비스 접근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되어서는 안된다. △임신·출산과 관련된 교육프로그램이 확대되어야 한다. 미국, 일본, 유럽 등지에서는 출산준비 교육 프로그램이 보편화되어 있어서 임산부와 남편이 함께 즐겁고 행복한 출산을 경험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많은 산모가 임신·출산과 관련된 체계적인 교육과 정보를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태아는 물론 여성 자신의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제왕절개 분만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게 된다. 따라서 임신·출산과 관련된 지속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출산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세우는 노력이 필요하다. △왜곡된 출산문화를 바로 잡는 노력이 필요하다. 제왕절개 분만을 줄이고 바람직한 출산문화를 세우기 위해서는 정부는 물론 국민의 관심과 참여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올바른 출산문화에 대한 교육과 홍보활동을 통해 여성과 생명에 대한 존엄성을 강조하는 한편 사회적 배려의 문화를 세우는 노력이 필요하다. 제공/보건복지부 건강증진과 제246호(2001년 1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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