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십리이웃들> 서귀포해양경찰서 홍보실 김명섭 순경

며칠 전, 서귀포해양경찰서 간부들과 출입 기자단의 회식자리. 최근 홍보실로 발령 받은 막내 김명섭 순경(25)은 업무 차 동석했다.

기자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김 순경은 “서핑을 무척 좋아하는데, 대한민국에서 서핑하기 제일 좋은 곳이 중문 색달 해변이기 때문에 육지에서 제주 해경으로 오게 됐다”고 말했다. 신선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했던지 기자는 술 취한 것이 모두 달아난 기분이었다.

‘부산 사나이’ 김 순경을 한마디로 규정하자면 ‘서핑 마니아’다. 대한민국 최고의 서핑 장소에서 서핑을 하고 싶어 학창시절과 대학 모두를 거쳐 온 정든 고향을 떠나 연고도 없는 제주에 혈혈단신으로 내려와 살고 있어서다.

사는 곳도 색달 해변에서 가까운 중문에 원룸을 얻어 살고 있다. 그런데 김 순경과 인터뷰를 하며 알게 된 흥미로운 사실 하나는 서귀포해경에서 김 순경과 같은 ‘과’가 한 명 더 있다는 것이다. 그들의 용단을 보며 과연 젊은 세대다웠다. 

김 순경이 해경에 입사 할 수 있었던 것도 서핑 덕분이었다. 고향 부산에서 서핑 대회가 있어 파도가 적당 할 때 서핑을 타려고 했는데, 당시 풍랑주의보로 해경이 막았다는 것이다.

대학에 들어와 서핑 동아리에서 활동하면서 처음으로 서핑의 매력에 빠질 때 해경과 마찰을 겪으며 해경의 존재도 자연스럽게 알게 됐다고 김 순경은 말한다. 어떻게 보면 서핑과 해경은 김 순경에게 생일이 같은 친구라고 해도 될 것 같다.

김 순경은 “서핑하면서 파도를 타며 일어설 때의 그 기분은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흥분 된다”며 “경험 해본 사람만 알 수 있을 뿐”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하긴 김 순경 말마따나 주말에 일부러 색달 해변에서 서핑 한번 타 보려고 육지에서 비행기타고 왔다가 다시 육지로 돌아가는 이들이 많은 걸 보면 서핑에 분명 커다란 매력이 있으리라.

김 순경은 마지막으로 꿈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해경 본연의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며 직장에서 인정받고 서핑 상급자 대회에 나가서 서핑 잘 타는 명단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라며 밝게 웃었다.  

참, 앞으로 서핑 하는 이들을 만나면 주먹 쥔 상태에서 엄지와 새끼손가락을 펼쳐 인사하시길. 그러면 서핑 좀 아는 이로 서핑마니아에게 사랑 받을 수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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