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읍 섭지코지 절경, 대기업 자본에 빼앗겨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일출봉과 더불어 신양리 섭지코지는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아름다운 사구 위에서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는 말 떼, 옥빛으로 빛나는 신양리 해안과 성산일출봉의 웅장함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 아름다운 해안 식물들이 사시사철 끊이지 않는 곳, 낙원이 있다면 이럴 것이라는 생각이 들던 곳이다. 최고의 소풍장소이자, 지역주민들의 야유회 장소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그러나 지난 2003년 보광그룹이 성산포해양관광단지 개발사업자로 지정되고, 2006년 제주도가 도유지 15만7971㎡를 (주)보광제주에 팔면서 섭지코지는 더 이상 주민들의 휴식처가 아닌 대기업들과 중국자본 등의 소유가 되어 거대한 숙박단지가 되어가고 있다.

㈜보광은 지난 2006년 4월 휘닉스아일랜드 공사를 착공, 투자 목표액의 48%인 1857억원을 들여 2008년까지 콘도(300실), 빌라형 콘도(50실), 전시관(817㎡), 엔터테인먼트센터(1716㎡) 등을 조성했다. 숙박시설 위주로 투자한 것이다.

아울러 ㈜보광제주는 미개발 토지 3만7000여㎡를 2012년 중국계 자본가들이 설립한 한국자회사 ㈜오삼코리아에 매각했고, ㈜오삼코리아는 매입한 3만700여㎡에 총사업비 1230억원을 투입해 건축면적 9930㎡, 지하2층·지상5층의 332개 객실을 갖춘 오션스타 휴양콘도미니엄 건설공사를 2012년 12월부터 벌이고 있다.

최근 현장을 찾은 결과 오션스타 휴양콘도미니엄은 외부건물은 그 모습을 다 갖춰가고 있다.

신양리 해안도로에서 섭지코지를 바라보면 한화아쿠아플라넷 제주와 보광 휘닉스 아일랜드, 오션스타 휴양콘도미니엄 등이 섭지코지를 모두 차지하고 있다.

섭지코지에서 주위를 둘러보면 성산일출봉이 거대한 건물에 가려 보이질 않고, 섭지코지의 협자연대 곁 높은 곳에 올라야 그나마 보일 뿐이다. 그것도 건물 지붕위에 얹어 있는 성산일출봉을 볼 수 있을 뿐이다.

지난 한해 유명 TV 드라마 ‘올인’ 세트장이 있는 섭지코지에는 150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갔다. 지역 주민들은 더 이상 섭지코지에서 편하게 즐길 수도, 쉴 수도 업게 되버렸다.

“돈벌이에 훼손되는 섭지코지, 안타깝네요.”, “아름답던 섭지코지를 되돌려주세요.”, “섭지코지의 자연경관 훼손에 경악합니다.”
많은 도민들이 인터넷 게시판을 들을 통해 섭지코지의 난개발로 인해 안타까움을 표현하고 있다.

섭지코지에서 감상할 수 있는 성산일출봉의 웅장함과 아름다움은 사실상 휘닉스 아일랜드에 투숙하는 관광객만 누릴 수 있는 ‘특권’으로 전락했다.

많은 도민과 사회단체들은 개발당시부터 빼어난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섭지코지가 대기업의 사유지가 될 것이며 거대한 숙박단지로 전락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이제는 그 우려가 현실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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