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 시민기자의 귀농일기

지난 5월 8일은 우리 가족이 서귀포에 이사온 지 만 10년 되는 날이었습니다.
그날 저는 서귀포시청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 귀농귀촌반에서, 유기농 귤농부로, 귀농정착 사례발표를 하였습니다.
시청 귀농귀촌 교육은 벌써 3기생들을 맞아서 해마다 그 열기가 대단합니다.
제주도로 귀농귀촌하는 인구 때문에 제주도 인구가 많이 증가 하였다는 즐거운 소리가 들려 옵니다. 저도 3번째 사례 발표를 하며 귀농인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핵심 요지도 <용기>였기에, 저도 용기를 내기위해 원고없이 생각나는대로 발표를 하기로 하였습니다. 지난해는 원고를 읽는 것도 식은땀이 나고 버벅 거렸는데, 올해는 인원도 배로 증가한 수강생들 앞에서 원고 없이 횡설수설할 용기를 내어 보기로 하였습니다.
실수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는 그 무엇을 하든 도전의 첫 번째 덕목이라 농부 10년차가 되는 지금, 제게도 새로운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기도 합니다.
이제 삶의 새로운 도전을 하실 분들에게 내가 도전한 소소한 이야기와 과정중의 어려움과 어려움을 극복하는 끈기를 전해 드리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하여서였습니다.
사례발표자로서 저의 첫 번째 용기는 원고 없이 도전용기를 역설해보는 것이었고, 두 번째 용기는 저도 참여한 제주도를 소재로 한, 서른명의 여행작가들이 펴낸 신간 ‘갈수록 더 그리운 제주’라는 책을 소개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무엇을 하든 용기를 내고 도전하고, 끈기를 가지고 성취하라’는 것이 제가 말하고픈 요지였지만 저는 두서없이 횡설수설, 삼천포로 빠지기도 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수갈채를 두어번 받은 것은 살아있는 현장경험에서 나온 공감 가는 이야기였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10년, 길기도 하고 짧기도 한 시간, 저도 끊임없이 용기와 도전을 스스로 복돋우며 걸어온 것 같습니다.
그런 과정중에서 크든 작든 경영을 한다는 것의 지난한 어려움과 판매를 통해 스스로 살아있는 마케팅을 터득했습니다.
작은 농장 하나를 경영하는데도 도전과 선택의 기로에서 용기를 내야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이제 저도 또다른 도전을 해야 할 시기임을 느끼고 있습니다.
한중 FTA와 광폭한 이상기온에서 생존할 방법을 모색중이며, 용기를 끌어올리는 마중물을 펌프질 하고 있습니다.
위기상황에서 보이는 사람의 됨됨이와 그릇, 결단력, 용기가 저에게도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이 순신 장군의 백의종군 용기가 곱씹어지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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