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항공요금 인상은 안될 말

새해 벽두부터 항공요금 인상설이 나돌자 도민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사는 경영적자를 이유로 1월들어 국내선 항공료 인상방침을 언론에 흘렸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도민들은 크게 낙담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경기침체로 인해 제주도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는 판에 엎친데 덮친격으로 항공료 마저 인상된다면 도내 경제는 그야말로 헤어나기 어렵다는 판단때문이다. 이에따라 도내 시민단체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99년 항공료 인상에 이어 지난 1월초부터는 단체관광객 할인율 대폭 감소와 더불어 또 다시 인상한다는 것은 제주도의 지리적 특성을 무시한 처사라는 일방적인 태도 때문으로 보인다. 시민단체들이 요금인상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행정기관과 관광관련 단체가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공동 대응을 제의 했지만 무산돼 유감이 아닐 수 없다. 도민들의 복지를 증진시키고 관광을 진흥시키는데 매진해야할 기관단체가 납득하기 어려운 태도로 적극성을 보이지 않는다면 이는 도민들을 기만하는 행위와 다를 바 없다. 양 항공사의 태도도 도민들을 우습게 여기는 데는 한 통속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제주가 세계적인 관광지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이나 ‘관광객 및 도민들이 항공기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하겠다’는 말들이 그저 공염불에 그친 적이 한두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공기업은 물론이고 대기업들은 경영상태가 악화되면 스스로 책임을 지기 보다는 요금이나 제품가격을 올리는 것이 다반사다. 적자원인 분석에 따른 경영합리화보다 내부적인 반발이 적은 요금인상이 손쉽기 때문이다. 경영상태가 양호하면 내실을 기하기 보다 문어발식 확장에 열을 올리며 중소기업이나 소비자들은 안중에도 없다가 상황이 바뀌면 약자의 목을 압박하는 행위와 다를 바 없는 것이다. 기업은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지만 소비자들의 소비생활로 경영이 가능한 점을 인정한다면 서로가 공존하는 차원에서 이윤은 박리다매(薄利多賣)가 정상일 것이다. 또한 단기적인 손해가 생기더라도 이것을 내부적으로 수용할 수 있도록 기업확장보다는 재무구조를 튼튼히 해야 하는 것이다. 손해를 그대로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은 책임있는 경영이라 할 수 없다. 양 항공사의 요금인상은 곧바로 제주경제에 치명타를 안기는 것이 확실한 만큼 보다 신중을 기할 것을 기대해 본다. 제248호(2001년 2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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