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주에 ‘로컬푸드 운동’ 일으켜야

2015-07-11     서귀포신문

 먹을거리에 대한 안전성이 사회문제로 떠오르면서 로컬푸드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로컬푸드란 장거리 운송을 거치지 않은 지역 농산물을 말한다. 먹을거리에 대한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이동거리를 최대한 줄임으로써 농민과 소비자에게 이익이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다. 이미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에서 로컬푸드 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고, 국내에서도 전북 완주군이 2008년 국내 최초로 로컬푸드 운동을 정책으로 도입했다.

 안덕농협이 제주도내 최초로 지난 4일 로컬푸드 직매장을 개설하고,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갔다. 지난 4년 간 우여곡절을 거치면서도 전·현직 조합장이 의욕적인 사업추진으로 지역주민의 오랜 숙원이 마침내 열매를 맺게 됐다. 로컬푸드 직매장 개설에 따라 현재 5~7단계의 유통단계가 제로가 되면서 생산 농업인과 소비자 모우가 이익을 누릴 수 있게 됐다. 지역주민 83 농가로 구성된 로컬푸드 출하회는 지난 1년간 준비교육을 마친 뒤 120여 품목을 직매장에 출하하고 있다. 앞으로 추가교육과정을 마련하면 참여 농가수와 품목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로컬푸드 직매장 개설로 모든 품목에는 생산농민 이름이 적혀 있어, 생산자가 책임을 지고 가격을 스스로 결정하게 시스템이 도입된다. 매일 아침 농가에서 생산하는 농산물을 전시판매하고 당일 저녁에는 남은 제품을 수거하면서 신선한 농산물이 저렴하게 식탁에 오른다. 농가에선 안정 소득으로 땀의 결실을 얻게 되고, 소비자는 신선하고 안전한 먹을거리를 싼 값에 구입할 수 있다. 청정지역 제주 이미지를 높이려면 앞으로 도내 여타 지역에서 로컬푸드 직매장이 더욱 확대되길 기대한다.
 
 하지만 안덕농협의 제주 로컬푸드 1호점의 앞길은 결코 평탄하지 않다. 무엇보다 안덕면에는 1차 산업 인구가 70%를 차지하고 있어 벌써부터 안정적인 수급체계에 우려를 표명하는 목소리가 높은 편이다. 농산물 공급자는 많지만 소비자는 적은 구조여서, 소비시장 한계 극복이 시급한 과제다. 앞으로 안덕면 울타리를 벗어나 제주도의 여타 지역이나 관광객 등으로 소비시장을 늘려야 하는 이유다. 제주도와 서귀포시 역시 안덕농협에만 맡길 게 아니라, 청정 제주의 이미지와 유통구조 혁신을 위해 로컬푸드 직매장의 연착륙을 위해 협조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제주도에 로컬푸드 운동이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제주1호점의 원활한 운영에 온 도민의 지혜와 슬기를 모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