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원도심 문화벨트 구축의 과제
서귀포시 원도심을 문화예술이 살아 숨쉬는 문화벨트로 구축하기 위한 밑그림이 마련됐다. 동홍동 옛 평생학습관 부지에 건립되는 아시아 CGI(컴퓨터 영상 합성기술) 창조센터와 연계해 서귀포 문화광장을 조성하고 동홍천 복원사업 등을 추진한다는 게 주요 골자다. 문화광장이 조성되면 기존의 매일올레시장과 이중섭 거리, 솔동산 문화거리를 연계해 테마거리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원도심 활성화와 도심 재생사업에 따른 해법 마련을 위해 전국 각 시·도에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제주시만 하더라도 제주의료원 이전이후 원도심 일대에 공동화 현상에 따른 경기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있지만, 지금까지 뾰족한 대책은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서귀포시의 경우 매일올레시장과 이중섭 거리 등이 그나마 경기 활성화를 견인하고 있지만, 원도심 일대 여타 지역에는 파급효과가 아직 미치지 않고 있다.
서귀포시가 내놓은 이번 원도심 문화벨트 구축방안은 쇠퇴 일로의 원도심에 개발 대신 재생을 통해 문화예술의 옷을 입히려는 구상이다. 서귀포시의 대표적 원도심인 시민회관 일대에 문화광장과 생태하천 조성, CGI 창조센터 구축과 연계해 문화예술 인프라가 잘 갖춰진 이중섭 거리와 손을 맞잡겠다는 복안이다. 문화도시를 지향하는 서귀포시에서 민선 6기 제주도정이 내건 사람과 자연, 문화가치를 높이려는 이번 구상에 대해 시민들의 관심과 기대는 높은 편이다.
앞으로 원도심 문화벨트 구축사업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려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수두룩하다. 무엇보다 시민의 공감대 형성을 토대로 구체적 추진계획과 함께 국비 확보방안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또한 CGI 창조센터 구축을 계기로 애니메이션 산업 활성화와 젊은이들 대상의 일자리 창출 방안에 대해서도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문화광장 조성과 동홍천 수로복원 및 생태공원 조성 사업 과정에서 서귀포시의 정체성과 특색을 담아내야 함은 물론이다.
결국 원도심 문화벨트 구축사업의 성패여부는 민선 6기 첫 서귀포시장 임기의 절반을 갓 넘긴 현을생 시장의 역할에 달려 있다. 현 시장은 문화예술 행정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데다, 제주시 산지천 복원사업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한 점에서 노하우가 풍부하다. 제주지역 첫 여성시장으로서 이번 원도심 문화벨트 사업이 40년 공직생활에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시민들의 현 시장에 거는 기대가 매우 크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