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제2공항 건설, 주민 목소리 귀 기울여야
지난 90년 제주신공항 타당성 용역이 시행된 지 25년을 돌고 돌아 신공항 건설 계획이 발표됐다. 입지는 성산읍 온평·난산·신신리 일대로 결정됐다. 제주도를 찾는 광광객 증가로 항공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데 따른 조치다. 조사에 따르면 기존 제주공항의 포화시점은 2018년으로 추정되고 있다.
제주 신공항 개발에는 4조원 이상이 투자된다. 당장 올해 말 타당성 용역을 시작하는 등 절차를 거쳐 2025년 완공한다는 게 국토부의 방침이다. 계획대로 추진됐을 경우에 소요되는 기간이다.
제주 신공항을 원하는 여론이 많았던 만큼 도민들의 기대도 한껏 부풀어 있다. 신공항이 완공되면 그동안 좌석난으로 제주 나들이에 어려움을 겪었던 잠재 수요까지 가세,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경제에 긍정적인 효과가 클 것이다. 신공항 건설에 따른 지역경제 부양효과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대박’이라며 반기고 있다.
그러나 제주신공항 건설에 따른 우려도 만만치 않다. 신공항 건설 발표 첫날부터 벌써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불만의 요인은 다양하다. 입지선정과정에서 지역 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고 일방적으로 추진됐다는 의견, 주요 부지는 온평리인데 발표과정에서는 의도적으로 배제됐다는 불만, 조용한 곳을 찾아왔는데 주거 환경이 나빠지게 됐다는 의견 등 불만 이유도 다양하다.
이 같은 불만의 목소리는 앞으로 신공항 건설 추진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신공항 건설을 물론 제주지역 경제에 플러스 요인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조상대대로 내려온 삶의 터전을 잃게 되는 주민들도 상당수 있다. 주민들은 신공항 운영으로 비행기 소음에 시달려야 한다. 불편을 겪는 사람들도 상당수 생길 것이 분명한 것이다.
국토부나 제주도, 서귀포시 등 행정당국에서는 이런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첫단추를 잘 꿰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앞으로 이어질 각종 행정 절차에서는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 주민들에 대한 보상도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국토부는 제주 신공항의 완공시기를 2025년으로 잡고 있다. 그러나 이는 계획일 뿐이다. 지역주민들의 협조, 국토부와 제주도의 의지 등이 이 시기를 앞당길 수도 있고 더 늦어질 수도 있다. 우리는 서귀포시 강정항의 사례를 예로 들지 않을 수 없다.
섣부르게 편한 길을 찾다가, 또는 빠를 길을 찾다가 오히려 더 어렵게 더 먼길을 돌아갈 수도 있다. 지역 주민들의 여론을 잘 살피며 차근차근 민주적으로 절차를 밟아 국책 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