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서귀포다움'에 대한 창조적 도전

2016-10-20     서귀포신문

최근에 우리 사회에서는 '제주다움', '서귀포다움'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만큼 도민과 시민들의 현재적 삶이 '제주다움', '서귀포다움'을 찾지 못하고 있으며 많이 잃고 있다는 말에 다름 아닐 것이다. 그것은 몇 년 사이에 불어닥친 개발 광풍을 비롯, 넘쳐나는 관광객과 이로 인한 교통대란, 쓰레기 문제, 삶의 질 저하 등이 풀어야할 과제로 떠올라 있기도 하다. 이로 인해 도민들이 느끼는 삶의 불만족, 부정적인 인식 역시 확산일로에 있다. 이에 대해 서귀포시정은 물론 도정에서도 아직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지역민들은 더욱 갑갑해 하고 있다.

행정에 앞서 시민들이 먼저 현 시점에서 무엇을 어떻게 준비하고 노력해 나가야 할 것인지 물음을 던지고 그 해답을 찾기 위한 노력을 서두르고 있다. 무척 반가운 일이다. 제주상공회의소 서귀포시상공회 주관으로 지난 18일 서귀포예술의전당 소극장에서 열린 '2016 서귀포시민 경제 대토론회' 주제는 '서귀포시 경제발전을 위한 창조적 도전'이었다. 서귀포시 상공인들은 물론 서귀포시 경제계와 문화예술계, 시민의 행복한 삶에 관심 있는 많은 시민들이 자리를 함께해 서귀포시의 미래를 어떻게 구상하고 준비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주었다.

이 자리에서 기조강연에 나선 원희룡 지사는 제18호 태풍 '차바'로 인해 극심한 피해가 발생한 서귀포지역 모든 하천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만큼, 피해복구에 차질 없이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도의회 346회 임시회 예결위 논의 과정에서 제기된 문제들을 보면 제주도정의 태풍피해 복구 의지는 실종되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게 사실이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것은 하나의 성과이지만 농업인들이 당한 침수피해나 강풍 피해, 비닐하우스 피해 등에 대한 대책은 아예 없는 것으로 드러나 이에 대한 지원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서귀포시 지역 수산물 양식장들 역시 이번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커도 보상받을 길이 막막하기만 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도정은 이러한 부분에 대한 세세한 점검과 대책 수립에 나서야 할 것이다. 그것이 무너져 있는 경제를 일으켜 세울 수 있는 기초적인 하나의 방안이기도 하다.

원 지사는 감귤산업과 관련해 소비자 선택을 받을 수 있는 좋은 감귤 생산이 답이라면서 비상품 출하 등 불법 유통에 대해 엄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제주경제 성장에 있어서 앞으로 5년이 중요한 시기로서, 서귀포시 역시 예외가 아니라는 점에서 일자리창출, 도민자본 형성, 도민이 주체가 되는 경제 등을 위해 합심 노력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특히 지속 성장과 도민사회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정책 방향을 설정하고 기반 시설, 인프라 확충에 힘쓰면서 문화예술의 섬 형성에도 과감하게 투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인프라 구축의 경우에 산남 지역이 소외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면서 과밀한 제주시와 조금은 여유로운 서귀포시의 지역적 특성을 살리면서 균형 있게 추진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현재 서귀포시에 펼쳐지고 있는 대형 프로젝트들, 제2공항과 신화역사공원, 강정 크루즈항 건설 등이 서귀포시 미래를 위해서 대단히 중요한 사업이라는 점을 시민들도 재인식해주기를 당부하기도 했다.

발제자로 나선 제주대학교 건축학부 김태일 교수는 '도시의 매력, 어떻게 만들 것인가?' 주제로 서귀포시의 과거와 현재를 진단하면서 '서귀포다움'의 미래상에 방점을 찍었다. 그동안 관광객 유치라는 미명으로 만들어진 해안도로와 획일적 격자형 도시계획 도로 등은 대단히 비합리적이고 비문화적인 건설행태라 지적했다. 그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도민들에게 돌아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중산간지대 자연경관을 파헤치는 무분별한 개발 광풍을 비롯해 대규모 중국자본 유치에 의한 토지잠식과 대단위 개발 행태 역시 서귀포시 나아가 제주도의 미래를 위해서는 이미 위험수위에 도달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역과 지역주민과의 연계성이 약해 민원과 갈등이 빈발하는 점 역시 제주의 정책방향의 잘못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았다. 투자진흥지구 개발사업의 사례만 하더라도 지구단위 계획을 세워 추진하고 있으나 개발 당사자가 그 계획을 수립하고 있기 때문에 과도한 개발계획이 포함되고 있어 그 제도개선이 시급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서귀포다움'에 대한 창조적 도전, 지속가능한 경제발전을 위해서 인간 중심의 '휴먼 신도시' 도시계획 실천 도전은 하나의 방향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인간과 환경, 문화의 가치를 존중하는 도시형성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주민의 적극적인 참여이다. 김태일 교수의 조언에 따르면, 보다 안전하고 쾌적하며 편리한 환경을 만드는 것, 거기에서 누리는 안전과 행복추구권이 서귀포시민에게 마땅히 주어져야 한다는 인식 확장이 필요하다. 서귀포시와 시민이 그동안 축척해온 생활환경과 역사문화를 온전히 보전하면서 다양한 가치가 공존하고 문화적인 생활을 함께 향유할 수 있는 도시의 매력, 이것이 바로 문화도시이자 창조도시, 국제적 도시로 가는 바로미터라 할 수 있다. 서귀포다움의 확장을 통한 지속가능한 경제발전까지 아우르는 매력 있는 도시로서 그 방향성을 찾고 함께 고민해야 할 때임은 명약관화하다. 조금 느리고 불편하더라도 '제주올레'가 주는 이미지처럼 앞으로 100년, 1000년 후세대를 내다보는 '서귀포다움'을 설계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