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와 '놀이'로 즐거움 가득한 문화 공간
[인터뷰] 작가의 산책길-서귀포시지역주민협의회 이재정 국장
| 이중섭미술관 주변에서 펼쳐지는 아트마켓과 지붕 없는 극장으로 고풍스러움을 간직한 (구)서귀포관광극장에서 펼쳐지는 음악 공연. 이제는 서귀포 원도심 주민들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에게도 익숙한 서귀포 원도심의 풍경이다 지붕 없는 갤러리 유토피아로와 예술섬 프로젝트를 포함하는 '작가의 산책길'은 이중섭미술관을 시작으로 기당미술관, 칠십리시공원, 자구리해안, 서복전시관, 정방폭포를 지나 소정방폭포, 소라의 성, 그리고 소암기념관에 이르기까지 총 4.9km에 이르는 구간이다. 서귀포를 문화예술 도시로서의 이미지를 극대화하는 방안으로 활용된 배경을 지니고 있는 작가의 산책길에는 이중섭미술관과 주변 거리, (구)서귀포관광극장, 솔동산거리, 서복전시관 등을 아우르며 이 구간 전체에서 이뤄지는 아트마켓, 공연 문화 행사, 작가의 산책길 해설 탐방 등 서귀포시와 위탁 체결해 관리하는 서귀포시지역주민협의회(회장 설완수)가 있다. 지역주민협의회는 서귀포시 원도심 활성화와 작가의 산책길 활성화를 위해 정방동, 중앙동, 천지동 등 원도심 지역주민을 중심으로 구성 창립됐다. 2015년 창립해 작가의 산책길을 운영해 온 서귀포시지역주민협의회는 2018년에도 작가의 산책길 및 문화예술시장 운영 등에 대해 서귀포시와 위탁체결을 마치고 3월부터 본격적인 운영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는 29명의 해설사가 구간 및 시설마다 배치돼 작가의 산책길을 찾는 이들에게 코스마다 걸맞은 이야기를 전하며 문화관광명소의 길잡이 역할을 하게 된다. 올해 새롭게 운영 실무를 맡게 된 이재정 지역주민협의회 국장을 만나 2018년 한 해 동안 서귀포 원도심을 채워 줄 문화예술 활동 계획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
Q: 서귀포시 지역주민협의회가 최근 몇 년간 지속적으로 작가의 산책길을 운영해 오고 있다. 2018년 활동에서 중점을 두는 부분이 있다면?
A: 키워드로 축약하자면 네트워크와 놀이 중심의 프로그램이다.
문화 도시로 표방되는 서귀포시로 더욱 나아가기 위해, 서귀포시에서만 머무는 것이 아닌, 제주시를 넘어 도외로 나가 도시간 교류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으로 전국 시민·예술가 네트워크를 운영할 계획이다. 축적된 콘텐츠 운영 노하우는 시민들의 운영 노하우와 결합되어 전국 도시 및 아티스트 네트워크로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현재 이곳을 가장 많이 찾는 이들에게 익숙한 이중섭 거리와 생가, 작가의 산책길, 50개의 미술작품 등 눈에 보이는 것만이 아닌, 인적 네트워크를 만들어 점차적으로 문화 인프라를 만들어 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자 고민하고 있다.
또, 놀이라는 개념이 더해져 보여주고 감상하는 공연에서 함께 즐길 수 있는 즐거움이 가미된 플랫폼을 만들고자 한다.
Q. 올해 사업을 종전 관광극장과 이중섭거리 위주 프로그램에서 공간적 범위를 확대해 이중섭거리와 솔동산 문화의 거리, 서복전시관 등 작가의 산책길 전 구간으로 프로그램을 넓혀 나갈 계획이라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점들이 달라지고, 어떤 점에 주력할 계획인가?
A: 현재 우리가 당면한 문제들이 있다. 우선 개인 소유인 (구)서귀포관광극장이 올해 재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고, 문화예술시장이 열리고 있는 유토피아로도 건물주들의 건축 계획 등이 있어, 공간적으로 변화를 맞이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래서, 기존에 운영되던 프로그램들에 새로운 콘텐츠를 가미해 변화를 주고자 한다. 예를 들면, 기존 문화예술시장이 솔동산 문화의 거리로 장소적 변화가 발생하더라도,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찾아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아이템을 고민하고 있다. 제주, 서귀포에는 이미 특색을 가진 독립서점들이 진입해 있어 책을 주제로 한 마켓과 농부 중심의 신선한 로컬푸드를 주제로 한 마켓을 새롭게 만들고자 구상하고 있다.
또한, 서귀포시가 문화도시로 나아가고자 할 때, 무엇을 갖고 갈 것인가는 결국 콘텐츠에 대한 고민인데, 주제를 가지고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공연 등의 프로그램을 고민하고 있다. 국악, 재즈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은 지난해부터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고, 올해는 큰 테마를 잡고 그 안에서 월별 작은 축제를 열어 가듯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다시 꽃피는 섬, 중섭도>를 테마로 애기 동백은 동네마다 꽃을 피우고 예술가들의 몸짓은 골목을 거닐다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월별로 주제를 정해 프로그램을 구상하는데, 이제 다가오는 3월에는 4·3 70주년을 앞두고 애기동백의 노래를 테마로 공연을 계획했다. 마임, 댄스, 국악, 밴드, 포크&재즈, 관악제 등과 7월 골목길 아티스트 퍼레이드, 11월에는 동네 콘테스트(결승) 등을 계획한다. 문화가 있는 날 프로그램과 연계되는 동네 콘서트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즐기는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구상하고 있다.
서복전시관에는 족훈욕을 관리하고 있지만, 작년에 이어 올해도 그곳에서 몇 차례의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앞서 얘기했듯, 올해의 핵심어는 네트워크와 놀이로 예술가든 주민이든 혹은 서귀포시든 제주시든 도외든 관계없이 연대 개념으로 네트워크화 된 프로그램과 관광객, 주민들이 공연에 놀이가 가미되어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시민들의 문화 놀이 사랑방으로 만들어 갈 계획이다.
Q. 솔동산 문화의 거리와 이중섭거리를 연결하는 스토리텔링 사업으로 어떤 문화 콘텐츠 사업을 추진할 계획인가?
A: 서귀포시민 PD프로그램으로 서귀포시에 살고 있거나, 서귀포를 고향으로 두고 있는 이들,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 솔동산 문화의 거리와 이중섭 거리를 연결하는 스토리텔링 사업을 구상한다. 서귀포 원도심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다시 이곳을 찾고 다양한 직종에 종사하는 이들의 다양한 시선으로 원도심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자 한다.
예술가 50인의 작품에 대한 이야기, 이중섭 이야기 등에 시인, 건축가 등 지역 사람들이 나서서 그들의 텍스트와 이야기를 더해 풍부해진 이야기들을 담아보고자 한다. 시민이 참여하는 이야기, 살아있는 원도심에 대한 기억으로 스토리텔링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외에도, 3월말까지 작가의 산책길 홈페이지 구축, SNS 채널 매칭 등을 통해 이루어지는 행사들을 살펴볼 수 있도록 정보 공유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작가의 산책길 첫 공연은 3월 3일 토요일 애기동백의 노래로 문을 연다. 제주 4·3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4·3을 기념하는 시간으로 채운다.
기자와 문화기획자를 거쳐 작가의 산책길 실무를 맡게 된 이재정 국장은 이중섭이라는 서귀포의 대표 문화 콘텐츠 외에, 또 다른 무언가를 찾고 싶은 바람과 숙제를 안고, 문화를 키워드로 서귀포시도 제주시 만큼 문화 활동이 풍부해지길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2018년 문화예술의 향기가 구석구석 스며드는 서귀포 원도심 골목을 만드는 그림이 더욱 풍성하게 잘 그려지길 바란다.
한편, 작가의 산책길 해설 탐방은 서귀포에 머물며 빛나는 명작들을 남긴 예술가들의 삶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는 보도 탐방 프로그램으로 해설사 동행 정기투어는 매주 토일 오후1시 이중섭 공원 내 작가의 산책길 안내판 앞에서 출발한다. 단, 10명 이상일 때 단체투어 신청이 가능하다.
문의 서귀포시지역주민협의회 064)732-19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