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 누리는데 책임 피하는 조합장, 노조가 끊어내야"

전국협동조합노동조합 감귤농협지회 2일에 2차 파업, 감협 본점 앞에서 결의대회

2018-10-02     장태욱
감협노조가 지난 9월 17일 전면파업에 이어 10월 2일 2차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감협노조는 지난달 17일에 ▲경영평가 3등급 ▲2018년 총회에서 사업계획서 부결 ▲과도한 고정자산 투자로 예산 낭비 ▲이사회와 고소·고발 사태 등 김용호 조합장의 경영 실패 사례를 열거하며 “노동조합은 감귤농협에서 벌어지는 비정상적인 것을 정성으로 바꾸기 위해 파업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그날 파업으로 도내 감협 지점은 영업을 중단해야 했다. 

1차 파업에도 불구하고 조합 경영진의 입장은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이에 감협노조는 “지난 1차 경고파업에도 불구하고 김용호 조합장은 ‘더 이상의 협상은 없다’며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농민조합원들에게는 ‘노조가 승진만 시켜달라고 저렇게 파업한다’며 감귤농협 개혁을 요구하는 노동조합과 농가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다”며 “2일에 다시 전면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감협노조는 2일 오전 10시, 서귀포포 경찰서 맞은편 제주감협 본점 앞에서 감귤농협의 정상화를 바라는 농가 및 민주노총제주본부 등과 더불어 ‘노동기본권 유린과 갑질·독단경영 중단, 감귤농협 민주적 개혁’ 등을 촉구하는 2차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오성권 노동조합 지회장은 “2018년 9월 19일 전과 후로 감귤노동조합의 역사가 달라졌다”며 지난 파업의 성과를 자랑했다. 오 지회장은 “김용호 조합장은 노동조합이 왜 길거리로 나왔는지 관심이 없다”며 “조합장의 귀가 뚫리도록 시원하게 투쟁하자”고 말했다.

전국협동조합노동조합 민경신 위원장은 “최근 전국의 농축협 조합장들은 농민의 입장에서 자주적으로 결정하고 결과에 책임지는 자세를 견지해야 하는데, 막강한 권력은 누리면서도 책임은 지지 않는다”며 “김용호 조합장이 대표적인 예다”라고 말했다.

임기환 협동조합노동조합 제주본부장은 “회사에 근무규정이 있는데 이를 변경할 때는 노동조합과 협의하도록 법률에 규정됐고, 회사에 비정규직으로 일정기간 이상 근무한 직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도록 법에 정해졌다”고 언급한 후 “김용호 조합장이 이런 규정들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리고 “전국의 모든 조합이 합의해 승진에 필요한 최저 소요기간을 정하고 이를 규정으로 만들었는데 김용호 조합장만 이를 지키지 않아 감귤조합 노동자만이 승진이 늦어지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덕종 민주노총 제주본부장은 “조합장과 노동조합, 농민조합원 3주체가 합의하는 민주적 경영만이 협동조합의 미래를 지켜줄 수 있다”며 “전국 1100개 성추행과 폭력 등의 갑질사례와 지금 감귤조합에서 벌어지는 비인격적 대우 등의 사례는 바로 3주체의 균형이 아닌 조합장 독단 경영에 따른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김 본부장은 “감귤지회가 조하장 한 명의 갑질 경영으로 조합이 무너지는 것을 바로잡기 위해 두 번 째 파업을 감행했다”며 “우리 노동조합의 힘으로 지금 막지 않으면 조합은 회복 불가능하게 될 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노조원들은 투쟁결의문을 통해 “감귤농협이 조합장 개인 사유물이 아니기 때문에 조합장의 독단경영으로부터 감귤농협을 지켜내겠다”며 “조합장은 감귤농협 경영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정상화 방안을 강구하라”고 요구했다.

감협노조는 결의대회가 끝난 후 오후 1시부터 서귀포 중앙로타리에서 동문로터리까지 시가행진을 펼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