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국토부 2중대"- "만시지탄(晩時之歎)이지만 환영”

환경부 6일 전략환경영향평가 조건부 협의 결정에 다양한 입장 나와

2023-03-07     장태욱
제주공항. 국토부가 제주도 공항 인프라를 개선하기 위해 제주 제2공항 사업을 추진하는 가운데, 환경부가 2년 전 입장을 뒤집고 제주 제2공항 전략영향평가에 조건부로 동의한다고 밝혔다.(사진=장태욱 기자)

환경부(장관 한화진)가 6일 국토부가 제출한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에 조건부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도내에서 환경부 결정에 대한 입장 발표가 이어졌다.

오영훈 지사는 6일 기자회견을 열고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 과정에서 이행해야 하는 주민 설명회나 공청회 개최는 계획조차 없었으며, 제주도와 도민에게는 그 어떠한 정보 제공이나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중요한 결정이 이뤄졌다”라며 70만 도민을 대표하는 도지사로서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환경부가 최우선 조건부 협의 내용으로 행정계획 확정 및 이후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제주도에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라고 구체적으로 명시한 만큼 국토교통부는 지금 곧바로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 가능성 검토 연구용역 결과를 비롯한 모든 내용을 낱낱이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오영훈 지사는 지난 2021년 반려 사유였던 항공기-조류 충돌 영향과 서식지 보전 등 네 가지에 대한 국토부의 보완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면밀하게 검토하며 관련 법적·제도적 근거를 토대로 투명한 정보 공개를 지속적으로 요구하면서 충분한 도민 의견 수렴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합법적인 해법을 모색해 나가겠습니다.

오영훈 지사는 도민의 알권리와 자기결정권을 지켜내며 제2공항을 둘러싼 갈등과 혼란을 없애도록 노력하겠다며 도민 여러분께서 다시 한 번 힘을 모아주라고 당부했다.

위성곤·김한규·송재호 국회의원 3인은 공동 입장문을 통해 2021년 7월, 환경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서 반려 이후 국토부가 이를 보완하기 위해 1년간 검토용역을 진행하고도 용역결과와 본안서를 비공개로 진행한 점에 대해서는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제주지역의 공항 인프라 확충은 필요하지만, 도민 합의가 우선이라고 밝힌 후, 군사기지화는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제주상공회의소는 만시지탄(晩時之歎)을 느끼지만, 환경부가 6일 발표한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조건부 동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정부는 전략환경영향평가 다음 절차인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을 조속히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그동안 제주 제2공항 반대운동을 주도했던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이하 ‘비상도민회의’)는 환경부가 국토부의 이중대로 전락했다고 비난했다.

비상도민회의는 2021년 환경부가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반려한 그때와 2023년 현재 제주의 환경이 달라지지 않았음에도 환경부가 기존의 결정을 뒤집었다고 비난했다. 그리고 객관적 진실과 과학적 결론을 부정한 환경부의 정치적 결정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비상도민회의는 환경부가 국토파괴에 선봉장 역할을 하는 국토부의 2중대라는 사실을 전 국민에게 공개적으로 선언했다고 꼬집었다. 그리고 제주도민은 이미 2020년에도 2021년까지 이어진 공론화 과정과 여론조사를 통해 제2공항 건설에 대한 반대 의지를 밝혔는데, 이걸로도 부족하다면 남은 유일한 도민결정 방식은 주민투표뿐이라며 오영훈 지사를 향해 국토부에 제2공항 주민투표를 요구하라고 촉구했다.

오영훈 지사는 지난 3일 비상도민회의 관계자들과 면담한 자리에서 도민 결정권과 관련된 도정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며 고민의 의견수렴 방법을 깊게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