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례2리, 명품 하천과 숲길 이어 명품 다리까지 꿈꾼다

[특집 생태계서비스지불제 ②] 남원읍 하례2리

2023-03-19     서귀포신문
효돈천은 생태학적 가치로 인해 천연기념물, 천연보호구역,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등으로 지정됐다.(사진=장태욱 기자)

하례리는 남원읍의 가장 서쪽 마을로, 효돈천과 신례천 사이에 자리 잡았다. 효돈천은 한라산에서 발원해 쇠소깍에 이르는 13km의 하천으로 천연기념물 제182호로 지정됐다. 주변에는 난대식물대, 활엽수림대, 관목림대, 고산림대 등 한라산 식물군이 모두 자라고 있고, 법적으로 보호받는 한란, 돌매화나무 등이 자생하고 있다. 천연보호구역과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에 해당한다. 마을 동쪽으로 흐르는 신례천은 천연자연보호구역으로 소귀나무, 황칠나무 등 희귀한 식물들이 서식한다.

효돈천과 신례천이 지닌 생태학적 가치 때문에 마을은 개발이 극히 제한됐다. 과거 주민들은 마을에 주어진 제약을 원망하거나 체념하면서, 오로지 귤나무만을 바라보며 생활했다.

그런데 하례1리와 2리는 2014년에 생태관광마을협의체를 구성하고 제주도 지정 생태관광마을에 응모해 선정되면서 분위기가 변했다. 그리고 그해 12월에 환경부의 생태관광마을 공모에 선정됐다. 생태관광은 마을에 새로운 활력을 불러왔다.

주민들은 어른들로부터 효돈천에 관한 이야기를 채록했고, 전문가 모니터링을 통해 하천 트래킹 코스를 개발했다. 주민들을 대상으로 생태해설가 양성교육을 실시해 생태관광을 주도할 인전 자원을 확보했다. 해설사 교육 수료자들은 초등학교에 환경교사로 나서기도 하고, 마을을 찾아온 손님들에게 생태체험을 안내하기도 한다. 그동안 주민들의 재산권에 제약으로 여겼던 천혜자원에서 가치를 발견하고 환경보전과 지역경제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그런 가운데 하례2리 마을회(이장 강승필)가 제주자치도가 추진하는 ‘제주형 생태계서비스지불제’ 시범사업에 참여한다. 하례2리 마을회는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생태계중심마을로의 위상을 확고하게 한다는 취지로 올해 공모에 참여해 대상 마을로 선정됐다.

마을회의 계획은 고살리숲길과 효돈천의 환경을 가꾸고 지키는 일에 집중된다. 모두 하례2리 생태관광의 핵심 자원이다.

고살리숲길은 하례2리 생태관광의 핵심 상품이다.(사진=장태욱 기자)

■ 고살리숲길 탐방로 환경정화 및 감시활동

효돈천이 학림교에 이르기 전 북쪽 200여 미터 지점에 고살리라는 샘이 있다. 효돈천이 건천인데, 이 샘에는 연중 맑은 물이 솟는다. 고살리 샘 동쪽 하천변에는 천연 난대림이 우거진 숲길이 있는데, 주민들은 고살리숲길이라 부른다. 환경부는 2013년에 마을을 자연생태우수마을로 지정했는데, 효돈천과 고살리숲길이 잘 보전된 것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고살리숲길에는 구실잣밤나무와 동백나무 등 천연난대림이 내뿜는 맑은 공기가 넘친다. 게다가 주변 효돈천 계곡에서 불어오는 서늘한 바람, 새가 지저귀는 소리로 원시 자연의 축복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마을회가 생태관광사업을 하는 동안에도 고살리숲길을 전면에 내세웠다.

마을회는 생태계서비스지불제 사업을 통해 숲길 환경을 정화하고 환경감시 활동도 일상화할 계획이다. 또, 주민에게 환경과 생태계에 대한 교육을 시행한 후 동식물 조사도 펼친다는 계획이다.

■효돈천 환경정화

마을회는 효돈천의 생태적 가치 때문에 마을회는 효돈천을 고살리숲길과 더불어 생태관광 프로그램의 핵심 주제로 내세웠다. 내창 트레킹이 대표적인데, 여행객들에게 참여 신청을 받고 주민이 참여해 해설도 하고 수익도 올린다.

마을회는 생태계서비스지불제 사업을 통해 하천과 주변의 경관을 가꿀 계획이다. 하천 주면에 어지럽게 자라는 넝쿨을 제거해 하천 주변 산책을 편리하게 할 계획이다. 하천 주변에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들이 있는데, 다니는 사람이 많아지면 쓰레기 투기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서귀포농업기술센터 남쪽에서 제2효례교가 효돈천을 가로지른다. 마을회는 제2효례교에 벽화를 그려 하천의 매력을 더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사진=장태욱 기자)

그리고 서귀포농업기술원 남쪽 효돈천 위에 제2효례교가 있는데, 다리의 교각에 벽화를 그릴 계획이다. 하례2리 마을회 관계자는 “효돈천이 명품 하천인데, 다리 아래가 너무 삭막하고 다리 주변에 쓰레기가 널려 있다”라며 “다리를 예쁘게 꾸며서 관광자원으로 만들면 찾는 사람이 많아지고, 그러면 쓰레기 투기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올해 8월이나 9월에 전국 생태마당이 서귀포농업기술센터에서 열리는데, 그때 제2효례교 주변을 키포인트로 보여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하례2리는 그동안 생태관광 사업을 꾸준히 추진했기 때문에 마을에 해설사협회가 구성돼 활동하고 있다. 이 자원을 잘 활용하고, 많은 주민에게 참여를 권해 마을 환경도 가꾸고 소득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