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사업자 발 빼나? 표류하는 위미항 피셔리나 사업
해상인도교 완공됐는데, 핵심 시설인 클럽하우스와 마리나 계류시설은 요원
제주자치도가 추진하는 위미항 다기능 어항(피셔리나 형) 사업이 표류하는 사실이 드러났다. 전체 시설 가운데 민자사업으로 추진하는 마리나 계류시설과 클럽하우스 등을 설치하는 공사는 아직 삽도 뜨지 못한 상황이다. 제주자치도는 애초 지난해 11월에 사업을 마무리할 계획이었는데, 계획에 크게 차질이 발생했다.
제주자치도는 2015년 해양수산부의 ‘10항 10색 국가어항 만들기 프로젝트’ 공모사업에 응모했다. 제주도와 민간사업자가 합자해 총 476억 원(국비 162억 원, 민자 314억 원)을 투자해 피셔리나 형 다기능 어항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사업 계획서에는 위미항에 해상인도교(198m)와 파제제(130m), 요트 마리나 계류시설(115 선석), 클럽하우스 2동, 주차장 등이 포함됐다.
제주자치도는 국비로 해상인도교와 파제제, 요투 마리나 계류시설 40선석 등을 건설하고, 민간사업자는 클럽하우스와 마리나 계류시설 75선석을 건설하기로 했다. 제주자치도는 공모를 통해 ㈜오션프런티어를 민간사업자로 선정했다.
제주자치도는 2021년 4월에 해상인도교 공사에 착수했고 2022년 3월에는 다기능 어항에 파도를 막을 파제제와 공공마리나 계류시설(40선석)을 발주하며 피셔리나 거점항 개발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민자사업은 2022년 상반기에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그런데 제주자치도가 국비로 재정사업을 집행하는 동안 민간사업자는 사업을 시작조차 하지 않았다. 마리나항의 경관을 개선하고 산책로를 조성한다는 명분으로 항구를 가로지르는 거대한 해상인도교가 건설됐지만, 정작 마리나에 필요한 클럽하우스는 들어서지 않았다. 또, 당초 제주도가 국비로 항구 서쪽에 마리나 계류시설 40선석을, 민간업자가 동쪽에 75선석을 건설하기로 했지만, 40선석 공사만 진행됐을 뿐이고 75선석은 요원한 상황이다.
위미항 동쪽에 마리나 계류시설과 클럽하우스가 들어서면 마을에 활력을 불러올 것이라고 기대했던 위미2리 주민들은 근심에 싸였다. 위미2리 관계자는 “민간사업자와 이 문제를 놓고 계속 연락을 취하는데, 사업자는 마리나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자금을 금융회사의 PF대출로 조달해야 하기에 은행 직원이 현장을 조사는 하고 갔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사업 시작이 계속 늦어지나 우리가 3월 말까지 사업을 착공하지 않으면 의지가 없는 것으로 판단해 사업자 변경을 요청하겠다는 뜻을 전했다”라고 말했다.
제주자치도도 현재 상황이 정상적이 않다는 것을 인정했다. 제주자치도 관계자는 “민간사업자가 여려 차례 사업 시기 변경을 요청했다”라며 “사업자가 착공하지 않으면 우리가 강제로 시킬 수는 없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6월까지 착공하지 않으면 새로운 사업자를 선정하는 공모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위미항 다기능 어항 사업은 국비 162억원, 민간자본 314억원을 투입하는 사업이다. 민간 사업자가 국가의 두 배에 가까운 사업비를 투자해야 하는데, 민간사업자가 사업 시작을 차일피일 미루는 상황이다. 마리나 사업의 핵심 시설인 클럽하우스와 계류시설 공사가 지체되면서 위미항은 당분간 마리나 시설이 없이 표류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