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곶자왈, 엘도라도 문이 열린다

[특집 생태계서비스지불제 ④] 안덕면 덕수리

2023-03-31     장태욱
덕수곶자왈(사진=장태욱 기자)

안덕면 덕수리, 제주도를 가장 잘 간직한 마을로 손꼽힌다. 주민들은 마을이 과거에 쇠를 녹여 무쇠솥과 농기구를 만드는 불미공예의 메카였던 점을 핵심 자산으로 여겨, 기술을 복원하고 전수하는 일에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불미공예는 제주특별자치도 무형문화재 제7호로 지정됐다. 또, 마을이 전승한 방앗돌 굴리는 노래는 전통문화재 제9호로 지정됐다.

마을은 이를 기반으로 덕수리 전통문화축제를 개최하고 마을 박물관을 운영한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마을은 2020년 전국 행복농촌만들기 콘테스트에서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덕수리는 최근 전통문화를 보전하는 일에 더해 마을 곶자왈을 활용해 생태관광을 활성화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덕수곶자왈 지역에는 곰솔과 팽나무 등 침염수와 활엽수가 공존하고, 섬잔고사리와 벌깨냉이, 금새우난 등이 드넓게 서식한다. 마을회가 대부분의 토지를 보유했는데, 개발이 제한됐기 때문에 주민들은 그동안 마을 발전의 걸림돌로 여기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인식이 바뀌어, 생태자원을 활용해 마을을 활성화해보자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송태환 이장이 덕수곶자왈을 활용할 구상을 밝혔다.(사진=장태욱 기자)

송태환 이장은 “덕수리는 바다도 없다. 마을의 유용자산은 곶자왈이 거의 유일한데, 개발이 어려운 구역이다. 과거에는 소를 키우는 사람도 있었는데, 지금은 그것도 못 한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마을 자산 일부를 조각공원에 빌려줘 임대수익을 올리는 게 유일한 수입이었는데, 앞으로는 남은 구역을 주민이 가꿔서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마을회는 덕수곶자왈 활성화에 앞서 주변에 환경을 정비한다. 제주자치도가 2023년 시범사업으로 시행하는 생태계서비스지불제 사업에 참여해 곶자왈 산책로 주변에 잡풀과 생태계 교란식물을 제거한다는 구상이다.

마을회가 올해 신청한 사업비는 3000만원 남짓한데, 대부분 시법사업에 참여하는 주민의 인건비로 사용된다. 주민들은 25만평 남짓한 곶자왈을 누비며 사람이 다닐 수 있도록 가시넝쿨과 죽은 나무 등을 치울 예정이다. 주민으로서는 마을 환경도 가까고, 소득도 올릴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생태계서비스지불제 시업사업은 덕수리 곶자왈 생태관광의 출발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송태환 덕수리장은 “덕수곶자왈은 그동안 사람이 출입하지 않아서 아직 다니기에 불편한데, 보전이 잘 돼서 아름드리나무가 하늘을 가릴 정도다”라며 “여기에 트레킹 코스를 만들과 꽃동산을 조성하며, 곶자왈 미로 터널을 만들 구상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트리킹코스를 화순곶자왈 코스와 연결하면 뛰어난 힐링코스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