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장단에 춤추기보다 내 의지로 춤추자”
서귀포시민 만난 장항준 감독 영화 ‘리바운드’ 제작 뒷이야기
영화 '리바운드'의 장항준 감독이 서귀포를 찾아 서귀포 시민과 리바운드 제작 뒷이야기 등을 나눴다.
서귀포시문화도시센터는 지난 11일 서귀포 롯데시네마에서 장항준 감독을 초청해 ‘2023 문화도시 서귀포 시민 멤버십’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날 장항준 감독은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제주에 사셨고, 증조부모, 조부모 묘가 여기 제주에 있다"고 말하며 제주와의 인연을 밝혔다.
장항준 감독은 "어릴 때 할머니 집에 오면 제주가 그렇게 좋았다는 기억은 사실 없다"며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관광지를 잘 모르셨고, 할머니 집이 옛날 집이다 보니 덥고 꼬맹이가 생활하기에는 조금 불편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꼬맹이 시절에는 제주가 이렇게 좋은지 몰랐는데 나중에 제주가 세계인이 사랑하는 제주, 특히 서귀포란 것을 알고 굉장히 기분이 좋았다"며 "여건이 되면 시간을 내서 서귀포에 며칠씩 머무르면서 지내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덧붙였다.
장항준 감독은 영화를 제작할 때 자신의 가치관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장 감독은 ‘영화를 제작할 때 관객 중심으로 제작하는지, 아니면 본인 생각 중심으로 제작하는지 궁금하다’는 질문에 “관객들이 좋아하는 소재를 삼아서 영화를 만드냐, 아니면 그냥 네가 좋아하는 걸 하느냐고 묻는 것 같은데,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후자”라고 답했다.
이어 “문화라는 일을 하는 분들의 대부분이 그럴 거로 생각한다”며 “우리는 대중이 스스로 가치를 아직 발견하지 못했거나, 아니면 아직 그 가치의 존귀함을 알지 못한다면 그것을 끌어내서 대중으로부터 공감을 얻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장 감독은 “대중의 기호와 눈높이만 따라가다 보면 사실 그건 문화라기보다는 공장에서 찍어내는 공산품 같은 느낌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며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남의 장단에 춤추지 말자, 춤을 추더라도 내 의지로 살기 위해 내 의지로 춤을 추자다”라고 덧붙였다.
영화 리바운드 제목과 관련한 뒷이야기도 풀어놨다.
장 감독은 "처음 리바운드 연출 제안을 받았을 때가 5년 전"이라며 "리바운드라는 제목의 시나리오를 받고 읽어봤는데 거짓말 같은 이야기가 쓰여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이런 고등학교 팀이 있었던 것 같다고 얼핏 생각나는 것 같기도 하고 해서 검색해 봤는데 실제 있더라"며 "시나리오와 실제를 보니까 피가 끓었고, 영화를 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람에게도 운명이 있듯이 영화나 물건 등에도 운명이 있는 것 같다"며 "5년 전에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는 제목이 리바운드였는데, 시나리오를 고치면서 제목이 '마지막 승부'로 됐었다고 들었다. 결국 처음 제목인 리바운드로 영화가 관객에게 나왔다"고 밝혔다.
한편 장항준 감독은 1969년생으로, 2002년 영화 ‘라이터를 켜라’로 데뷔했고, 올해 제25회 우디네극동영화제 실버 멀버리 관객상을, 지난 2018년에 제16회 KBS 연예대상 엔터테인먼트 DJ상 등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