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 속 별’이 된 우성 변시지 화백 추모
2013년 6월 8일 타계 제주 담은 세계적 화가 10일 추모행사 등 진행 구술 채록 강연도 마련
제주 미술계 ‘별’이 ‘폭풍’ 속으로 사라진 지 10년이 됐다. 서귀포 출신으로 한국은 물론 세계적인 화가란 평가를 받으며 ‘폭풍의 화가’란 수식어를 달고 다녔던 故 우성(宇城) 변시지 화백이 우리 곁을 떠난 지 올해로 10년째다.
고 변시지 화백은 지난 2013년 6월 8일 87세의 일기로 타계했다.
1926년 서귀포 서홍동에서 변태윤과 이사희의 5남 4녀 가운데 넷째로 태어났다. 만 5세가 되던 1931년 부친 변태윤과 함께 일본으로 건너간 변시지 화백은 일본에서 생활하던 중 1945년 오사카 미술학교 서양학과를 졸업한 이후 도쿄로 진출해 테라우치 만지로의 문하에 들어갔다.
고 변시지 화백은 1947년 21세의 젊은 나이로 일본 제33회 ‘광풍회전’에서 입선한 이후 1948년에는 역대 최연소 나이로 제34회 ‘광풍회전’에서 최고상을 수상하면서 광풍회 정회원으로 추천됐다.
1957년 영구 귀국해 서라벌예대 등에서 후학을 양성하다 1975년 제주로 귀향해 제주 풍광을 소재로 작품 활동을 이어가다가 지난 2013년 6월 8일 타계했다.
서양화가이지만 한국적인 그리고 제주다운 정서를 보편화시키고, 제주 특유의 황톳빛을 강조했던 변시지 화백의 작품은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서 주목받았다.
변시지 화백은 귀향길 가슴을 파고들었던 제주 인상을 ‘황톳빛’으로 대표되는 제주색으로 각인하며 ‘지역화’의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변시지 화백의 화풍은 제주 풍광과 정서를 담아내면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제주를 기반으로 한 흙과 바다, 태양은 물론 초가, 돌담, 정낭, 해녀 등을 화폭에 옮기며 ‘제주의 빛’과 더불어 ‘풍토의 예술’을 구축했다는 것이 예술계의 설명이다.
변시지는 한국을 대표하는 화가이자, 세계가 인정한 예술가다. 1997년 포털사이트 ‘야후’는 고흐, 피카소, 클림트와 나란히 한국 화가로는 유일하게 변시지를 ‘르네상스 이후 세계 100대 화가’로 선정하기도 했다.
2007년에는 미국 스미소니언박물관 한국관에 당시 생존하는 아시아 작가 최초로 변시지 작품 ‘난무’와 ‘이대로 가는 길’ 두 점을 10년 동안 상설 전시하는 등 세계적인 화가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변시지 화백 서거 10주기를 맞아 변시지 화백의 고향인 서귀포시 서홍동에서 추모예술제가 열린다.
서홍동주민센터는 변시지 화백 추모예술제를 오는 10일 서홍동 변시지 그림 정원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서홍동주민자치위원회도 이날 변시지 화백 서거 10주기 추모예술제와 함께 변시지 어린이 그림그리기 대회를 진행한다.
오영란 서홍동장은 “지역 주민이 지역 예술가의 삶과 작품을 통해 지역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며 “변시지 화백의 작품을 경험하고 작품을 통해 지역 문화를 이해하는 등 예술을 통한 세대 간의 소통의 장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서귀포공립미술관은 오는 9일 오후 기당미술관에서 ‘변시지 구술 채록 이야기’를 주제로 전 상명대 이인범 교수를 초청해 시민 강좌를 연다.
이인범 교수는 한국 근현대예술사 구술 채록 연구작업을 진행하면서 지난 2004년 변시지를 담당해 연구했다.
또한 서귀포공립미술관은 다음 달과 8월에도 변시지 작가에게 가르침을 받았던 안진희 화가와 김유정 미술평론가가 진행하는 강좌를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