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사각지대 발굴, 사회 구성원 모두의 의무

2023-06-23     서귀포신문

지난해 8월 21일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어머니와 두 딸이 숨진 채로 발견된 사건이 발생했다. 이른바 ‘수원 세 모녀’ 사건으로, 이 사건을 계기로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 발굴 및 지원이 사회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하지만 현실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을 발굴했더라도 연락처 미상 등의 이유로 복지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이 아직도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정부는 복지 사각지대 시스템을 통해 요금체납, 근로 위기, 긴급상황 등 39종의 정보를 연계해 위기 대상자를 발굴하고 있다. 복지 사각지대 발굴 대상자는 자격 요건에 따라 공적지원과 지자체가 연계하는 민간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서귀포시는 맞춤형 복지서비스의 일환으로 희망복지지원단을 운영하고 있다. 서귀포시는 외부 활동을 하지 않는 장애인, 정신질환자, 노숙자, 고독사 위험 노인 등 만성적인 위기에 처한 대상자를 비롯해 갑작스러운 질병, 실직 등으로 생계 곤란 등 복합적인 위기 상황에 처한 시민 가정을 방문해 상담하고 지역사회 일원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통합사례관리는 지역 내 공공・민간 자원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지원체계를 토대로 복합적이고 다양한 욕구를 가진 대상자에게 복지・보건・고용 주거・교육・신용・법률 등 필요한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연계・제공하고, 이를 지속해 상담・관찰해 나가는 사업이다.

공원에서 노숙하면서 술에 의존하던 A씨는 서귀포시 희망복지지원단을 만나고 자활 의지를 키우고 있다. 사례관리사의 지속적인 관심과 상담 등을 통해 술을 끊는 등 달라진 인생을 기대하고 있다. A씨처럼 달라지는 사례관리 대상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서귀포시 사례관리사는 “돌봄서비스를 매칭해도 집안이 너무 더럽거나, 안전 문제 등을 이유로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이나 단체 등이 서비스 제공을 거절하는 경우가 있다”라고 토로하고 있다. 사례관리 대상자의 집안이 너무 더러워 서비스 제공이 어려울 때는 사례관리사가 직접 대상자의 집 안을 청소하거나, 폭력성을 보이는 사례관리 대상자를 설득하고, 안정시키는 일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서귀포시 희망복지지원단은 6월 14일 기준 서귀포시 지역 98가구(기초생활 수급 65가구, 차상위 5가구, 한 부모 12가구, 기타 16가구)를 통합사례관리하고 있다. 사례관리사 1명이 평균 15가구 가량을 담당하고 있다. 쉽지 않은 일이다. 지원이 필요한 가구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수원 세 모녀’ 사건과 같은 비극이 우리 사회에서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사례관리사만 해야 할 일이 아닌, 사회 구성원 모두의 의무다. 지금은 주변 도움을 받지 않아도 될지 모르지만, 누구나 사회복지 서비스 대상이 될 수 있다. 모두 같이 사는 사회를 조성하는 분위기가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