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올레 개척자가 전하는 메시지

서명숙 작가 북토크 열려 책에 담은 서귀포 이야기 소중한 서귀포 자산 알아야

2023-07-27     방자연
‘제주의 작가, 제주의 문학’을 주제로 서명숙 작가의 ‘서귀포를 아시나요’라는 책으로 북토크가  황안나 작가의 진행으로 열리고 있다.

지난 22일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 북타임(대표 임기수)에서 제주의 작가, 제주의 문학을 주제로 서명숙 작가의 서귀포를 아시나요라는 책으로 북토크가 이번 행사를 주최한 설레이다 in의 황안나 작가의 진행으로 열렸다. 북토크 참석을 예약한 20여명의 독자가 작가 서명숙을 만나기 위해 모였고, 조용하던 동네 책방은 모처럼 활기를 띠었다.

서명숙 작가는 서귀포에서 나고 자랐다. 서귀포 매일시장 통에 사는 아이였다. 지금의 서귀포 성당이 있던 자리 쪽에 매일 시장이 있었고, 엄마가 시장에 서명숙 상회를 열어 내 이름 서명숙이 알려 졌다고 전하며 당시 시장은 부대끼는 공간이었다. 어릴 때는 매일 보는 바다, 매일 보는 현무암, 매일 보는 서귀포가 아름다운 줄 몰랐고, 제주 섬이 싫어 먼 육지로 떠나고 싶었다고 말했다.
 
아주 먼 길을 돌고 돌아 다시 돌아온 고향으로 돌아온 책벌레였던 소녀, 서 작가는 제주에 올레길을 개척하고 올레길 신드롬을 일으켰다. 걷기 열풍을 일으킨 서명숙 작가는 고향 서귀포를 매일 걸으며 우리가 몰랐던 서귀포의 신비와 아름다움, 그 속에 가려진 아픈 역사를 조명한 책 서귀포를 아시나요2018년에 출간했다. 이 책은 자연인으로서 서명숙의 성장기와 가족사를 담은 자전 에세이집이다.
 

서 작가는 열아홉 살이 되던 해 마침내는 대학 진학으로 고향 탈출의 꿈을 이루었고, 서울이라는 대도시에서 연고도 없이 기자로 살아남기 위해 아등바등 애썼다당시는 고향 서귀포를 떠올릴 여유도 없이 산 세월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서 작가는 여성 정치부 기자 1세대로, 시사주간지 첫 여성 편집장, 제주올레 이사장으로 더 유명한 서 작가는 23년을 기자로 활약했고, 앞만 보고 달리기만 하던 중 번아웃이 왔다고 전했다.

이어 2006년 현직을 떠난 그는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결심한 대로 고향 제주에서 올레길을 개척하게 된 사연을 소개했다.

그는 오랜 언론인 생활을 접고 떠난 산티아고 길에서 판타지처럼 서귀포를 만났고, 그것은 축복이었다고 말했다.

서 작가는 내게 서귀포는 상급학교에 진학해 한시라도 빨리 벗어나고픈 지루한 촌구석이자 갑갑하기 짝이 없는 곳처럼 느껴지는 곳이었었다어린 나는 지적인 강렬한 자극과 물질적인 풍요로움과 익명의 자유를 한껏 누릴 수 있다고 믿은 도시를 목마르게 갈망했다고 말했다.

또 서 작가는 시사인 편집장 시절 독종’, ‘마녀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과거에 사회와 타자의 시선만 신경 쓰면서 앞만 보고 달리던 기자 서명숙이었다면, 작가로서는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다른 결의 글쓰기를 한다라고 전했다.

서명숙 작가는 서귀포 시민이 서귀포가 가진 엄청난 자산을 알고 그 자산, 이 빛나는 자연을 오롯이 잘 지켜내 우리 후손도 누릴 수 있도록 물려주길 바란다라며 이어 내 고향 서귀포에서 내 아버지의 고향인 함경북도 무산까지 피스 올레의 판타지를 실현하는 것도 바람이라고 전했다.

한편 서명숙 작가는 ()제주올레 이사장, 아시아트레일즈네트워크(ATN) 의장, 월드트레일즈네트워크(WTN) 국제명예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놀멍 쉬멍 걸으멍 제주올레여행」 「꼬닥꼬닥 걸어가는 이 길처럼」 「흡연 여성 잔혹사」 「식탐」 「, 나와 마주 서는 순간」 「영초언니등이 있다.

한편 제주 아리랑 라디오 ‘Books on Jeju’ 코너를 통해 제주의 작가와 문학을 소개하는 황안나 작가의 북토크 행사는 6~11월까지 매달 1회 제주의 동네책방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북타임에서 서명숙 작가의 북토크에 모인 사람들이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