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가치 담아낸 동네책방, 북살롱이마고
동네책방은 무한 변신 중 개성 강한 출판물 등 제작 지역 자원 담은 행사 다양 문재인 전 대통령 방문 등
제주 곳곳에 분포된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동네책방은 70여곳에 달하며, 섬을 여행하는 또 다른 묘미로 부상 중이다. 최근 문재인 전대통령 부부가 제주에 휴가차 방문해 다녀갔다는 동네책방이 있다. 지난 2017년 책방 문을 연 서귀포시 표선면 세화리에 위치한 북살롱이마고(대표 김채수)다.
지난 6일 오후 3시 조용한 시골동네에 자리한 북살롱이마고를 방문했다. 이날 책방에서 만난 김 대표는 원래 서울에서 이마고라는 출판사와 디자인 회사를 운영했는데, “평생 책을 만든 사람이라 책과 관련된 일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해 서귀포에 책방을 열게 됐다”며, “정작 출판 일을 할 때는 독서의 기쁨을 즐길 시간이 부족했는데, 나처럼 책을 좋아하는 분들이 즐겨 찾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전했다.
책방 입구로 들어서면 인문예술 책방인 만큼 인문예술서와 생태 관련 서적이 먼저 눈에 띄었다. 인문서를 전면에 전시한 이유에 대해 김 대표는 “인문서는 우리 인생을 진지하게 성찰하는 책들이라 젊은 세대들과 청소년들이 이곳에 와서 읽으면 참 행복하겠다”는 생각을 했었다며 “표선 지역의 청소년들과 마을 무크지도 만들고, 동아리와 연계한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책방 중앙 벽면에는 제주 관련서와 지역 삼촌들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들이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김 대표는 지역의 사람과 문화에 주목하는 것이 "동네 책방의 책무인 것 같아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1일 특별한 손님이 방문했다고 SNS에 게시한 글이 신문 기사로 다뤄져 놀랐다”며 “이날 방문한 손님은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였는데, 다른 손님들과 다를 바 없이 다녀가겠으니 크게 신경 쓰지 말라는 말과 함께 책방을 방문했다”고 전했다.
그는 “문 전 대통령께서 현장에서 시민들과 인사도 나누고 즉석으로 기념사진도 찍으며, 책방에서 진행했던 지역연계 활동”에 대해 관심을 갖고 경청했다”며 지역에서 먼저 책방을 운영해본 선배 책방지기로서 새내기 책방지기인 문 전 대통령에게 “평산 책방에서 지역 콘텐츠와 연계한 프로젝트를 해보셔도 좋을 것 같다”는 조언을 했다고 밝혔다.
책방의 안쪽에는 제주의 식재료를 활용해 메뉴를 개발한 카페 공간과 제주의 자연을 디자인한 소품들도 전시돼 있었다.
김 대표는 책방이나 아카이브도 운영중이지만 본업은 사실 브랜딩(Branding)이라며 “현재 서귀포의 테마거리중 하나인 ‘작가의 산책길’을 리브랜딩(Rebranding) 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 길이 조성될 당시 서귀포를 대표하는 변시지, 현중화, 이중섭 작가의 예술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길이라는 취지에 집중해 길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발굴하고 있다”며, 향후 제주 섬 전체를 브랜딩 하고 싶은 바람도 밝혔다.
지역 브랜딩 전문 그룹 이마고에서 운영하는 책방에서는 제주아카이브센터를 겸하며 지역 콘텐츠에 기반한 다양한 이벤트와 문화 행사도 기획하며 공간을 운영하고 있었다.
한편, 동네책방은 단순히 책을 사거나 읽는 공간을 넘어 사색의 공간이며, 소통의 장소이기도 하고, 지역 문화의 중심지로 자리하고 있다. 일상의 소박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스며있는, 서귀포의 풍경과 어우러진 동네책방에 들러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