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과 아픔을 승화시킨 쑥부쟁이의 울림
[신간 소개] 한천민 시집 ‘형제섬 쑥부쟁이’
한천민의 시집 ‘형제섬 쑥부쟁이’가 아시아예술출판사에서 발표됐다. 이 시집에는 약 100편에 가까운 시를 모아 엮었다.
한천민 시인은 서귀포시 보목동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했다. 1991년 아동문예에 동화가 당선돼 동화작가로 등단했으며, 2020년 한반도문학 시 부문 신인상에 당선돼 시인으로 등단하고 낸 첫 번째 시집이다.
시인의 고향 보목동 앞바다에는 섶섬이 우뚝 서 있고, 그 섬의 동쪽 끝에 ‘문필봉’이란 바위가 솟아있다. 예부터 보목마을에서는 문필봉의 기상을 받아 이 마을에 교육자와 문인이 많이 나올 거라는 말이 구전되었다.
한 시인은 “어릴 적부터 문필봉을 보고 자라며 학창 시절부터 틈틈이 시를 써오던 중 자연스럽게 동화작가의 길을 걷게 됐고, 예순이 넘은 나이에 시인으로 등단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시의 표제이기도 한 ‘형제섬 쑥부쟁이’는 실제로 형제섬이 보이는 앞바다 쓰레기더미 아래 모래흙에 뿌리내린 쑥부쟁이를 바라보다 애환을 느꼈다”며 “허나 고운 보라빛에 온 세상 슬픔과 아픔이 다 씻길 거 같은 위안을 받고 시로 쓰게 됐다”고 말했다.
어쩌면 / 그 슬픔과 아픔들을 가득 품어주기에 / 꽃 빛깔이 저리도 고운 걸까? / 그 속에 누우면 / 내 슬픔도, 삶의 찌꺼기도 / 꽃잎 아래 묻힐까?
- ‘형제섬 쑥부쟁이’ 중에서-
시집은 총 5부로 구성됐다. 제1부는 ‘꽃은 제자리에 있을때 웃는다’, 제2부는 ‘오름에 오르면’, 제3부는 ‘사랑, 그 말을’, 제4부는 ‘섶섬 기슭엔 전설이 살고 있다’, 제5부는 ‘어머님 전상서’다.
디지털서울문예대학 초대총장을 역임한 신상성 씨는 그의 시집 출간을 축하하며 “한천민 시인은 조용한 자연인으로 나무를 가꾸고 꽃을 심는 시간을, 섶섬을 바라보며 잔잔한 바다의 시간을, 해녀로 살았던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의 시간을 자신만의 시어로 표현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천민 시인은 현재 한라오름연구소 소장을 역임하고 있으며, 본사에서 ‘한천민의 서귀포 오름 이야기’를 연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