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 김진수 작가 개인전, ‘2023 당신은 그 곳에 있었습니다’
도이(圖二) 김진수 작가의 ‘당신은 그 곳에 있었습니다.’ 전시가 6일부터 31일까지 저지 예술인 마을에 위치한 '제이제이 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제주도를 터전으로 작업을 하는 김 작가의 회화적 상상력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작품 20여 점이 전시된다.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은 한국화를 기반으로 하는 초현실주의풍 회화 와 연관된 작업이다. 현실의 재현과 자동기술, 초현실주의적 시상(詩想)을 관통하는 작가적 상상력의 산물인 셈이다.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은 멀리서 보면 아름다운 풍경으로 보이지만 가까이에서 세심하게 들여다보면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생명의 이미지를 발견할 수 있다. 이는 자연 속에 살아 숨 쉬는 눈에 보이는 가시적인 생명과 눈에 보이지는 않더라도 반드시 존재하는 미지의 생명을 상징한다.
한편, 도이(圖二)는 두가지 길을 드러내는 김진수 작가의 아호이다. 그는 두 개의 길 앞에서 고민하지 않고, 두 길을 동시에 걷고 있다. 이 두 개의 길은 두 개의 삶과 일맥상통한다. 화가로서의 삶과 한 평범한 인간으로서 삶을 조명하며 두 개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다.
어쩌면 전통적인 한국의 정신성과 회화성을 강조하는 평면 회화 기법과, 현대적인 컴퓨터 그래픽의 다양하고 새로운 기법을 병행하여 디지털 페인팅 기법을 활용하는 김 작가의 모습이기도 하다.
작가는 ‘산수공포, 내추럴 피어’ 연작을 통해 한국화의 전통을 계승하는 현대적인 회화의 능동적 변화를 담론으로 제시했고, 카메라와 컴퓨터를 이용한 ‘코리아 판타지, 생산된 풍경’ 시리즈 작업으로 디지털 랜드스케이프(Digital landscape)의 장을 열며 시간적, 물리적 환경에 저항하는 장소성의 극복과 동시대가 추구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작가의 작품 세계는 이러한 예술적인 시도와 실험이 인상적이며, 이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많은 평론가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김진수 작가의 작업은 자연에서 얻은 영감을 작가의 조형적 언어로 시각화하는 과정이다. 2023년에 선보이는 ‘당신은 그 곳에 있었습니다’ 시리즈는 누구든 ‘당신’이 될 수 있다는 전제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지금 작품을 보고 있는 관람객이 작품에 등장하는 ‘당신’일 수도 있고, ‘당신’은 작가 본인이기도 하며, 종교에서의 ‘절대자’의 의미를 담고 있다.
작가는 제주도에서 작업을 하며 바라보던 자연의 아름다움 안에서 ‘당신’을 찾았고 작품 안에 드러나는 장소적 특성을 ‘그 곳’이라고 표현했다. 그렇기에 작품에 등장하는 장소는 실존하는 장소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한지를 여러 장 겹쳐 만들어진 장지라는 종이에 먹과 분채, 홍묵으로 표현된 작품은 깊은 색감과 화려한 조형성의 조화로움으로 제주 자연의 아름다움을 담고 있다. 이는 한국의 전통 채색 기법과 현대적인 이미지를 결합하는 작가의 작업 방식이다.
한편, 김진수 작가는 2019년에는 제주문화예술대단의 지원을 받아 국제교류작가로 호주 타즈매니아에서 개인전을 열었으며 한국, 중국, 호주, 이탈리아 등지에서 다양한 형식의 단체전과 기획전에 참여했다. 제41회, 43회 제주미술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제주도에서 전업 작가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