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 세상에서 가장 뭉클한 사랑을 만난다!

천국의 엄마에게 보내는 러브레터 만날 수 있다는 믿음, 지켜낼 약속 아홉 살 소년, 그리움 시작(詩作)

2023-10-19     방자연
영화 '약속' 스틸컷 (사진=필앤플랜)

영화 <약속>은 1998년 <벌이 날다>로 데뷔한 이래 <포도나무를 베어라><터치><사랑이 이긴다> 등의 작가주의 영화를 만들며, 영원과 구도의 시네아스트라 불려 온 민병훈 감독의 11번째 장편영화이자 3번째 장편 다큐멘터리다. 
아내와 헤어진 후 남겨진 9살 아들과 감독 자신의 1년여의 애도와 치유의 시간을 기록한 작품이다. 올해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 다큐멘터리 쇼케이스 부문에 초청되어, 월드 프리미어 상영을 통해 첫 관객들을 만나 따뜻한 감동과 가슴 뭉클한 공감을 함께 나눴다.

민병훈 감독은 극영화로 시작해 다큐멘터리, 실험영화, 미디어아트를 넘나들며 꾸준히 자신의 영화적 영토와 작가주의 세계를 확장해 온 시네아스트다. <약속>은 사랑하는 이의 상실에 대한 깊은 슬픔과 고요한 애도를 재료로 한만큼, 그의 필모그래피 중에서 가장 사적이고 내밀한 서사와 감정의 파고를 담은 작품이다. 특히 그 지점이 그가 올곧게 지향해 온 작가주의 영화로서의 진입 장벽을 허물며, 대중과 보다 가깝게 소통할 수 있는 보편적인 정서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사랑하는 이의 ‘죽음’ 앞에서 대책이 서는 사람이 존재할까? 예기치 못한 이별이든 준비된 이별이든 모든 상실은 가늠할 수 없는 고통을 동반하며, 저마다 애도의 시간을 거쳐야 비로소 그 슬픔에서 벗어날 수 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영화 <약속>은 ‘기억은 지워져도 삶은 지워지지 않는다’는 민병훈 감독의 전언처럼, 남겨진 사람의 삶은 계속되어야 하며, 그들이 망자를 기억하고 그리워하는 감정을 제대로 마주하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애도의 시작임을 전한다.

<약속>의 ‘아빠’는 밤만 되면 불쑥 ‘엄마가 없는 게 하나도 좋은 게 없다’며 서럽게 눈물을 쏟는 ‘시우’에게 부자가 함께하는 하루의 루틴을 제안한다. 매일 밤 엄마에 대한 기억을 함께 되짚으며, 하느님 옆에 계실 엄마에게 편지를 띄우고 기도도 올리자고. 그렇게 ‘시우’와 ‘아빠’가 하루의 끝마다 침대 위에서 마주하는 시간은 언젠가 다시 엄마를, 아내를 영원히 만날 수 있다는 굳건한 믿음이며, 반드시 지켜낼 거라는 약속이 된다. 아빠의 살뜰한 보살핌과 이 기적 같은 시간을 통해 ‘시우’는 어느새 엄마를 향해 선물 같은 시를 쓰며, 엄마의 부재를 오롯이 받아들인다. 

기쁨도 슬픔도, 웃음도 눈물도 ‘시우’의 시 속에서는 오직 엄마를 향한 영원한 ‘사랑’이며 찬란한 ‘약속’의 언어가 된다. 민병훈 감독은 우연히, 불현듯 혹은 때마침 발견한 아들 ‘시우’의 시를 단초로 작품을 구상했고, 결국 이 평범하고 작은 아홉 살 소년의 조건 없는 사랑과 꾸밈없는 일상, 이를 조용히 바라보는 아빠의 기다림과 귀 기울임, 보듬음으로 <약속>을 완성했다.

영화 <약속>에 담긴 ‘시우’의 시들은, 지난해 12월 동명 시집 「약속」으로 앞서 출간되었고, 지난 8월 TV예능 프로그램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시 쓰는 제주소년’ 이야기로 소개되어, MC 유재석과 조세호뿐만 아니라 수많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방송 직후 시집 「약속」이 베스트셀러에 등극하는 등 크게 화제를 모았다. 영화 <약속>에는 시우의 첫 시 ‘슬픈 비’와 마지막 시 ‘약속’까지 총 23편의 시가 담겼다.

한편, 올가을 세상을 안아줄 가장 뭉클한 사랑, 단 하나의 이터널 힐링시네마 <약속>은 11월 1일 전국 개봉한다.

영화 '약속' 포스터 (사진=필앤플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