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왁자지껄 옹기꽃이 피엇수다”

2023-10-26     방자연
제주옹기굴제 큰불때기 (사진=(사)제주전통옹기전승보존회·제주옹기박물관)

허벅으로 대표되는 제주옹기는 제주인의 삶에서 뗄 수 없는 물건이다.  제주옹기는 주어진 환경을 극복하고 삶을 일궜던 제주사람들의 공동체문화로 지역적 특성이 잘 나타나는 것으로,  함께 지켜가야 하는 전통문화의 상징으로 지속가능한 제주의 미래가치로 꼽힌다.

물이 귀한 제주에서 제주도 여인들이 먼 길로 물을 길어 나르기 위해 허벅은 필수적이었으며, 사용 목적과 사용자에 따라 크기가 조금씩 달랐다. 제주 전통 옹기에는 허벅 외에도 물항아리나 곡식을 보관하는데 쓰는 ‘지새항’, 된장·간장 등을 담을 때 쓰는 통개 등 그 종류만 해도 200여 종이 넘었다.

제주 전통문화 보존의 일환으로 26 ~ 29일까지 4일간 대정읍 무릉리 고바치노랑굴 일대에서 올해 15회째를 맞는 제주옹기굴제가 노랑굴 큰불때기를 중심으로 열린다.

제주옹기굴제는 옹기일이 한창이던 시절 여럿이 함께 를 조직해 굴(가마)을 만들고 협업으로 옹기를 완성했던 공동작업방식으로 그릇을 만드는 도공장을 중심으로 좋은 흙을 찾아내는 질대장’, 그릇을 구워내는 불대장’, (가마)를 만드는 굴대장등 분업화 된 기능들이 어우러져 그릇이 완성되는 협업의 기초를 둔다.

행사의 주요 내용은 △노랑굴 큰불때기 △굴할망제와 굴밥나눔행사 △제주도옹기장 공개 시연행사 △제주옹기 유적답사와 곶자왈 탐사 △질그릇전시 '전통이 먼디' 등으로 구성돼 있다.

첫째날은 노랑굴 큰불때기가 시작되며, 무형문화재 제주옹기장의 공개시연이 이뤄진다. 둘째날 굴(가마)의 신께 올리는 굴할망제와 더불어 곤밥 한숟가락의 굴밥나눔도 이어진다. 셋째날에는 큰불때기의 정점인 잿불질 체험도 가능하다.

이외에 행사기간 동안 전통물레, 질또림, 섬피묶기 등 체험, 전시와 옹기난장, 유적답사 등 다양하게 보고 즐길 수 있다.

특히, 행사기간중 가장 많은 주목을 받는 '굴할망제'는 굴(가마)을 지키는 여신(할망)에게 그릇이 깨지지 않고 잘 구워지게 기원해달라는 제를 지내는 것인데 굴제의 상징으로 참여하는 기원제이다.  '굴할망제'는 27일 오후 2시 30분부터 해녀 노동요를 부르고 길트기를 한 후, 오프닝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제사가 끝나면 '젯밥'을 나누는 '굴밥나눔'도 이어진다. 

()제주전통옹기전승보존회 관계자는 "도무형문화재 제14호 제주옹기장을 중심으로 제주옹기의 가치실현을 위한 축제의 장으로 제주옹기굴제를 연다"며 "많은 분들이 행사장을 찾아 제주의 전통문화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제주옹기굴제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