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이 자발적으로 만들어 가는 책읽는 도시 서귀포시
독서는 개인의 삶의 질을 높임은 물론 도시의 대외경쟁력을 강화하고 정보력을 확장하는 원동력이다. ‘한 도시 한 책(One City One Book)’ 읽기 바람이 분 것은 1998년 미국 시애틀 공공도서관의 사서 낸시 펄(Nancy Pel)의 제안에서 시작됐다. ‘시민의 책(Citizenbooks)’이란, ‘온 시민이 대를 이어 함께 읽는 좋은 책’을 의미하고, ‘시민의 책 읽기 운동(Citizenbooks Start)’은 온 시민이 함께 ‘시민의 책’을 읽고 토론하는 범시민 독서운동을 의미한다.
우리나라 여러 지방자치단체에도 도서 추천 및 읽기 운동이 일었으나 10여 년 이상 지속해서운영되는 지방자치단체는 서귀포시와 원주시, 순천시 등 몇 개 도시에 불과하다. 원주시는 민·관·노동·시민단체 등이 결합한 공동실천조직인 ‘원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에서 진행하고 있고, 서귀포시는 지난 2010년 시민과 서귀포시가 공동으로 정책을 결정하고 운영하는 민관 협치로 비영리단체인 ‘서귀포시민의책읽기위원회’(이하 위원회)에서 진행하고 있다.
서귀포시민의책읽기위원회는 지난 2010년 출범해 범시민 독서문화 확산 운동을 펼치며 2010년부터 올해까지 14회에 걸쳐 ‘원 시티 원 북’을 포함해 어린이, 청소년, 일반 분야별로 매년 30여권씩 424권의 ‘서귀포시민의 책’을 선정해 왔다. 위원회는 ‘서귀포시민의 책’ 선정을 위해 별도의 기준을 두고 좋은 책 선정에 힘쓰고 있다.
세부 기준으로 △작품성과 대중성을 고루 갖춘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책 △지역의 숨은 이야기를 발굴해 제주도와 제주문화의 정체성·우수성을 일깨워주는 책 △현대인의 관심과 욕구·사회상이 반영된 책 △주체적 삶과 인격·인권 향상에 기여하는 책 △창조적 소통 능력과 공동체 발전에 기여하는 책 △사회적 이슈 관련 책 △발행년도 기준 3년 이내의 책 중에서 선정하고, 직전년도 선정된 작가의 작품은 지양하는 등 기준을 두고 선정했다.
‘온 시민이 대를 이어 함께 읽는 좋은 책’을 선정한다는 목표로 ‘서귀포시민의 책’을 선포하면 서귀포시가 공공도서관에 비치해 민관협력 방식으로 도시민들의 여가와 독서 증진을 넓히고자 소통하는 역할을 해왔다. 이를 통해 시민들과 함께 북콘서트, 책읽기 릴레이, 독후감대회, 독서대담, 문학기행, 선포식 등 책을 읽고 소통하는 다양한 사업을 해왔다.
위원회에서 진행해온 연도별 사업의 활동을 살펴보면, 2010년에는 서귀포시민의책읽기위원회 조직, ‘책읽는 서귀포시’선포식, 서귀포시민의책 31권을 선정·발표했다. 2011~2012년에는 책읽는 서귀포시 선포 기념행사, 독후감쓰기 대회 및 독서퀴즈대회를 개최했다. 2013년에는 독서문화진흥유공 수상(단체부문, 문화체육관광부장관표창), 책방리더학교를 운영했다. 2014년에는 작가와 함께하는 북콘서트, 독서문화상을 수상했다. 2015년에는 책읽기 릴레이(초·중·고 약 20개교), 제주신화기행 및 원 시티 원 북 콘서트를 진행했다. 2016~2019년에는 찾아가는 책읽기 릴레이, 독서문화기행, 작가와 함께하는 북콘서트, 서귀포시민의책 독후감 쓰기대회를 했다. 2020년에는 독서문화기행, 작가와 함께하는 북콘서트, 서귀포시민의책 독후감 쓰기대회를 개최했다. 2021~2022년에는 서귀포시민의 책읽기 릴레이 추진, 작가와 함께하는 북 콘서트, 서귀포시민의책 독후감 쓰기대회를 진행했다. 2023년에는 작가와 함께하는 북콘서트(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김지수), 책읽기 릴레이, 문학기행, 독서대담을 진행했고 2024년 서귀포시민의 책, 원 시티 원 북 선포식, 매년 ‘책읽는 서귀포’ 소식지를 발간했다.
서귀포시는 지난 2일 오전 서귀포시기적의도서관에서 올해 3월부터 10월까지 위원회 소속 위원 11명의 토론을 통해 결정된 ‘2024 서귀포시민의 책’ 30권과 ‘원 시티 원 북’에 대한 선포식을 진행했다. 위원회 위원으로 소속된 독서강사, 기자, 직장인, 작가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11명의 서귀포시 시민들의 주도로 책을 선정했으며, 선포식에 초대받은 시민 30여명이 함께 선포식을 진행했다는데 의의를 가진다.
이번 선포식에 참여한 시민 곽은희(52) 씨는 “올해 좋은 책 30권 읽기를 목표로 했었는데 아쉽게도 반 밖에 달성을 못했다”라며, “2024년 시민의 책으로 선정된 도서를 중심으로 내년에 재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한편, ‘서귀포시민의 책’은 이번 선포식을 시작으로 2024년 한 해 동안 책과 관련된 다양한 프로그램을 서귀포시 도서관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